“나 한강식 검사인데”… 29억 뜯은 보이스피싱단

김나현 2023. 12. 27. 1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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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현지에 거점을 두고 영화 속 유명 검사 등을 사칭해 29억원을 갈취한 보이스피싱 일당이 재판에 넘겨졌다.

합수단에 따르면 이들은 2017년 7월부터 2년간 중국 청도, 대련 등지에서 총책 '문성'이 구성한 보이스피싱 조직에 가입해 '범죄에 계좌가 연루됐다'는 식으로 피해자 58명에게 접근해 총 29억원을 뜯은 혐의(범죄단체 가입·활동, 사기)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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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핑몰 직원·경찰·검사 역할 분담
영화 속 인물 등 수사관계자 사칭
합수단, 27명 입건… 20명 재판행

중국 현지에 거점을 두고 영화 속 유명 검사 등을 사칭해 29억원을 갈취한 보이스피싱 일당이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동부지검 보이스피싱 범죄 정부합동수사단(합수단)은 보이스피싱 조직원 27명을 입건하고 그중 19명을 구속기소, 1명을 불구속기소했다고 27일 밝혔다. 조직의 총책을 포함해 잔여 일당 7명은 추적 중이다. 합수단에 따르면 이들은 2017년 7월부터 2년간 중국 청도, 대련 등지에서 총책 ‘문성’이 구성한 보이스피싱 조직에 가입해 ‘범죄에 계좌가 연루됐다’는 식으로 피해자 58명에게 접근해 총 29억원을 뜯은 혐의(범죄단체 가입·활동, 사기)를 받는다.

영화 ‘더 킹’ 정우성 배우. 네이버 영화 캡처
이들은 쇼핑몰 직원, 경찰관, 검사로 역할을 분담하며 조직적인 범행을 벌였다. 이들은 우선 피해자들에게 ‘인터넷 쇼핑몰에서 결제가 완료됐다’는 미끼 문자를 발송하는 것을 시작으로, 피해자에게 연락이 오면 “명의가 도용된 것이니 경찰청 사이버수사대에 신고해주겠다”며 속였다. 사이버수사대 소속 경찰관 역할을 맡은 조직원이 “사건 담당 검사를 연결해주겠다”며 두 단계에 걸쳐 속임수를 부렸다. 이 과정에서 피해자가 실제 수사기관에 전화해도 무조건 보이스피싱 조직원의 전화로 연결되고, 조직원의 번호가 수사기관 번호로 뜨게 하는 식의 ‘강수강발’ 악성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하게 하는 치밀함도 보였다.

특히 상담원 역할을 맡은 이들은 영화 ‘더 킹’에서 정우성 배우가 연기한 ‘한강식 검사’ 등 수사기관의 유명 관계자를 사칭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나현 기자 lapiz@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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