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설실의 서가] 시베리아 연구가의 시베리아 탐사기

박영서 2023. 12. 27. 1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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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베리아는 광대하다.

서시베리아(우랄산맥에서 예니세이강 사이), 중앙을 차지하는 동시베리아(예니세이강에서 레나강 사이), 그리고 극동지역(레나강 동쪽)이 그것이다.

책은 소설가이자 시베리아 연구가인 저자가 발로 쓴 시베리아 여행기다.

현재 러시아 문학과 시베리아 관련 강의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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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베리아 이야기
정태언 지음 / 범우사 펴냄

시베리아는 광대하다. 러시아 영토의 약 77%를 차지하고 있다. 시베리아는 크게 세 지역으로 나뉘어진다. 서시베리아(우랄산맥에서 예니세이강 사이), 중앙을 차지하는 동시베리아(예니세이강에서 레나강 사이), 그리고 극동지역(레나강 동쪽)이 그것이다. 세계에서 가장 추운 곳이지만 봄이 되면 싹이 나오고 여름이면 꽃이 핀다. 가을이 오면 초원이 되고 겨울이면 혹한이 찾아온다. 그 속에는 우리와 정서와 가치관이 비슷한 원주민들이 살고 있다. 우리 역사의 흔적들도 숨쉬고 있다.

책은 소설가이자 시베리아 연구가인 저자가 발로 쓴 시베리아 여행기다. 책은 저자가 시베리아 횡단열차에 몸을 싣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저자는 시베리아 도처에서 오색천을 감은 서낭당을 만났다. 알타이 산악지역에선 알타이족의 노래도 들었다. 구로사와 아키라 감독의 동명 영화로 널리 알려진, 아무르강 유역 나나이족 사람인 '데르수 우잘라'의 자취도 찾았다. 블라디보스토크의 신한촌에선 그 곳을 개척한 한인들과 안중근 의사의 흔적을 봤다.

저자는 이렇게 시베리아에서 만난 현지인과 그들의 생활, 전통, 역사, 문화 등을 소박하게 풀어내어 책에 담았다. 단순한 여행기가 아니다. 작가로서의 문학적 자의식을 덧입혀 문학성을 높인 것이 눈길을 끈다.

너무도 넓은 시베리아를 누구나 다 가볼 수는 없을 것이다. 그렇지만 이 책을 통한다면 시베리아 여행을 한 번 가본 셈이나 마찬가지일 것이다. 책은 시베리아의 자연을 만나보고, 그 곳에 사는 소수민족들의 진면목을 흥미롭게 발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저자는 한국외국어대 노어과 및 동대학원을 거쳐 모스크바국립대학교에서 러시아 문학을 전공했다. 인문학습원 '시베리아학교' 교장을 역임했다. 현재 러시아 문학과 시베리아 관련 강의를 하고 있다.

박영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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