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국제이벤트 유치하려면 긴 호흡으로 준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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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데믹 이후 각국의 관광산업은 억눌렸던 수요와 보상심리로 인해 빠르게 회복하는 추세다.
이는 대규모 국제행사 유치를 위한 연구, 기획, 홍보 등 제반 활동의 축소와 위축으로 나타나고, 결국 국제행사 유치의 필요충분조건인 글로벌 네트워킹과 마케팅의 약화로 귀결될 것이다.
대형 국제 이벤트 유치는 단기간의 집중된 노력이 아니라, 휴먼 네트워크와 커뮤니티에 대한 장기적 연대와 체계적 관리가 가장 중요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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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냐면] 신현대 | ㈔한국MICE협회 회장
팬데믹 이후 각국의 관광산업은 억눌렸던 수요와 보상심리로 인해 빠르게 회복하는 추세다. 이탈리아 베니스, 스위스 알프스, 일본 도쿄 등은 수용 능력보다 많은 사람이 찾아오는 오버투어리즘으로 인해 오히려 각종 세금을 부과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이런 상황에서도 관광 선진국가들은 마이스(MICE, 기업회의·포상관광·컨벤션·전시) 산업에 대한 지원과 투자를 더욱 강화하고 있다.
이는 마이스 산업의 대표적 특징인 고부가가치, 전후방 산업에 대한 파급효과, 생산유발효과 등에다 1인당 지출액이 다른 서비스산업에 비해 막대하기 때문이다. 또 마이스 행사의 참가자들은 대부분 특정 분야 의사 결정권자들이고 오피니언 리더들이기 때문에, 그들이 전하는 바이럴 마케팅 효과는 엄청나다. 이런 바이럴 마케팅은 개최 국가와 도시의 브랜드 제고에 많은 기여를 하게 되고 결국 한국에 대해 우호적인 인상을 주고 재방문율의 상승으로 연결된다.
올해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대회가 많은 논란 속에 종료됐고, 2030 부산 세계박람회 유치도 불발됐다. 지금부터라도 냉정하게 실패의 전 과정을 곱씹어보고 원인을 분석해, 다시 새로운 메가 이벤트 유치를 차근차근 준비해 나가야만 한다.
이를 위해 우리의 현실을 점검해보면, 우선 전국 각지에서 국제행사 유치를 총괄하던 국제회의 전담기구(CVB)의 확대·강화가 시급하다. 대부분의 전담기구들은 코로나19 동안 경영난으로 지역의 유관 기관들로 흡수, 통합됐다. 이는 대규모 국제행사 유치를 위한 연구, 기획, 홍보 등 제반 활동의 축소와 위축으로 나타나고, 결국 국제행사 유치의 필요충분조건인 글로벌 네트워킹과 마케팅의 약화로 귀결될 것이다.
두 번째로 마이스 산업을 총괄할 수 있는 범국가 차원의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 대규모 국제행사들에는 중앙부처, 지자체, 공공기관, 협력단체들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존재한다. 이런 상이한 이해관계 속에서 부처간 이견 조율, 당사자간 갈등 조정, 나아가 비전과 로드맵을 만들어가야 할 컨트롤타워가 부재한 탓에, 현장의 기업들은 많은 어려움과 실망감을 토로하고 있다. 우리 업계에서는 십수년째 국무총리실 산하의 마이스 전담 조직과 마이스진흥원 등의 설립을 요청하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요원해 보인다.
세 번째로 마이스 산업 전체를 아우르는 총괄법의 제정이 시급하다. 지금은 각 분야별로 30여년 전에 만들어진 관광진흥법, 국제회의진흥법, 전시산업발전법 등으로 나뉘어 짜깁기로 관리되고 있다. 엠제트(MZ)세대의 취향에 따라 이벤트, 공연, 스포츠까지 다양한 분야로 급격히 확대·진화하는 마이스 산업을 과거의 낡은 제도와 법률에 맞춰 관리하는 것은 앞으로 더욱 힘들어질 것이다.
네 번째로 능력있는 인적 자원을 육성할 최고의 교육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마이스 산업은 인적 자원의 역량에 따라 성패가 좌지우지되는 산업이다. 체계적인 교육을 통해 양질의 재원을 양성하고, 각종 자료를 데이터화하고, 국제행사와 관련된 모든 자원을 효율적으로 관리, 지휘·감독하며, 나아가 국제기구와 단체에 진출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한다. 대형 국제 이벤트 유치는 단기간의 집중된 노력이 아니라, 휴먼 네트워크와 커뮤니티에 대한 장기적 연대와 체계적 관리가 가장 중요하기 때문이다.
케이-컬처와 콘텐츠로 각광을 받고 있는 우리가 앞으로 세계 3대 메가 이벤트인 올림픽, 월드컵, 엑스포와 이에 준하는 글로벌 국제행사들을 유치하기 위해서는 케이-마이스가 글로벌 마이스의 표준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 이제는 정부, 지자체, 공공기관, 산학연이 함께 긴 호흡으로 한 방향을 바라봐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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