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날아든 '얼굴 없는 천사'..."불우한 이웃 도와달라"
2000년부터 선행…누적 성금 약 9억6천만 원
베일에 싸인 정체…굳이 들추지 않는 미덕 생겨
HD현대아너상 수상…상금·성금 불우한 이웃에게
[앵커]
벌써 수십 년째 기부를 이어가는 전북 전주 '얼굴 없는 천사'가 올해 또, 어김없이 찾아왔습니다.
올 한 해 고생 많으셨다는 인사와 함께 불우한 이웃을 도와달라는 메시지를 전했습니다.
김민성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전주 노송동 '얼굴 없는 천사'가 역시 올해도 나타났습니다.
천사의 상징과도 같은 빨간 돼지저금통과 A4용지에 쓴 편지 한 장.
선행의 현장은 해마다 어김없이 되풀이되지만, 취재진이나 주민센터 직원들 모두 이 반복이 늘 새롭고 반갑습니다.
[김민아 / 전북 전주시 노송동 주민센터 직원 : 얼굴 없는 천사가 있는 천사 마을 노송동에 일하게 되면서 직접 제가 이 돈을 세보니까 되게 큰돈인데 이걸 기부하시는 천사님의 마음이 너무 감동이고….]
천사는 이듬해까지 남은 날을 한 손으로 헤아리는 요맘때 꼭 찾아옵니다.
받는 순간 가슴이 콩콩 울리는, 마치 크리스마스 캐럴 같은 전화.
[한지은 / 전북 전주시 노송동 주민센터 직원 : 발신자 표시 제한 번호라고 떠서 천사가 오신 걸 알게 됐고요. 전화를 받았을 때 약간 설레기도 하고 놀라기도 했습니다.]
2019년 있었던 도난사건을 의식한 듯 성금을 놔둔 곳은 이번에도 달랐습니다.
반복된 선행에 천사가 성금을 어디에 숨겼는지도 이제는 관심인데요.
올해는 이 홍보물 뒤에 아슬아슬하게 놓여 있었습니다.
천사는 지난 2000년 4월, 초등학생 손에 들려 보낸 돼지저금통 하나로 기부를 시작했습니다.
올해 성금은 약 8천6만 원, 누적액수는 9억6천만 원 정도 됩니다.
[이정선 / 전북 전주시 노송동 주민 : 너무나 고맙고 감사하죠. 얼굴 없는 천사가 이렇게 주민 생각해서 도와주니 얼마나 감사한 일이요.]
도대체 누구일까.
24년째 계속된 선행, 알 수도 없고 알려고도 하지 않는 게 지역민들의 오랜 미덕입니다.
[송해인 / 전주 노송동주민센터장 : 저희 주민께서 얼굴 없는 천사가 성금 상자를 두고 가시는 것을 마주친 적은 있는데 그분이 24년 동안이나 얼굴을 드러내지 않으신데 굳이….]
전주 얼굴 없는 천사는 올해 제정된 제1회 HD현대아너상 대상과 '1% 나눔상' 수상자로 선정돼 상금 총 2억 원을 받았습니다.
전주시는 상금과 성금 모두 천사의 뜻에 따라 어려운 이웃에게 전할 예정입니다.
YTN 김민성입니다.
YTN 김민성 (kimms0708@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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