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총선, 부정선거 의혹 사전 차단한다"…선관위, 수검표 도입

사전투표함 보관장소 CCTV화면 24시간 공개
해킹관련 국정원 컨설팅 지적 반영
개표 소요 시간 늘어나는 것 불가피
선관위 "범국가적 인력·시설 협조 요청"

투표지 [연합뉴스]

내년 총선에선 사람이 개표 과정의 투표지를 일일이 확인하는 수검표 절차가 도입된다.

사전·우편투표함 보관 장소의 화면이 CCTV를 통해 24시간 각 시도 선관위 청사의 대형 모니터에서 공개된다. 아울러 사전투표용지에 인쇄된 일련번호 형태는 QR코드에서 바코드 형태로 변경된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27일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총선 투명성·신뢰성 제고 개선안'을 발표했다.

이번 개선안은 개표 내용 조작 등 부정선거 의혹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방안 중 하나다. 다만, 이로 인해 선거 결과가 나오기까지의 시간이 더 소요될 전망이다.

선관위는 "대부분의 부정선거 의혹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으나, 선거 때마다 반복돼 선거 불복을 조장하고 국민통합을 저해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의혹 제기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선거 과정 전반에 걸쳐 투명성과 신뢰성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해 이번 개선안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이번 개선안의 핵심은 투표지를 개표사무원이 일일이 확인하는 수검표 절차를 도입하기로 한 것이다. 현행 개표 절차는 투표지 분류기(전자 개표기)를 거친 투표지를 '심사계수기'에 넣어 개표사무원이 육안으로만 확인한다. 심사계수기에서 일정 속도로 한 장씩 떨어지는 투표용지가 제대로 분류됐는지, 정상적인 용지인지 확인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투표지 분류기를 통한 개표 조작 의혹이 제기됐다. 또한 심사계수기의 분류 속도가 빨라 정확한 참관이 이뤄지기 어렵다는 지적 등이 꾸준히 제기돼왔다.

개선안에선 투표지 분류기의 분류 절차와 심사계수기의 검표 절차 사이에 사람이 직접 손으로 검표하는 절차를 추가했다. 이를 통해 부정선거 의혹 제기를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것이다.

선관위는 수검표 절차가 추가로 도입됨에 따라 선거사무원 인력 충원이 필요하며 선거 결과 발표도 늦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선관위 관계자는 "행정안전부와 교육부, 인사혁신처 등 범국가 차원에서 인력·시설 등에 대한 적극적인 협조를 부탁했다"면서 "공무원과 공공기관 종사자, 일반 선거사무원 등 선거 지원 인력을 대폭 확충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그는 "수검표 도입으로 최종 개표까지 소요 시간이 기존보다 늘어날 것"이라며 "내부 시뮬레이션을 해봤지만, 최종 선거 결과가 선거 다음 날 오후까지 넘어가는 길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선관위는 투표지 분류기에 인가된 보안 USB만을 인식할 수 있는 매체제어 프로그램을 적용해 해킹과 무선통신 시도를 사전에 차단하기로 했다. 이는 국가정보원 보안컨설팅 지적에 따른 것이다.

아울러 사전투표선거인 신분증 이미지를 선거일 후 30일까지 연장 보관하고, 투표지 이미지는 임기 만료 시까지 원본을 보존하도록 하는 대책이 포함됐다.

선관위는 사전투표용지에 투표관리관 직인을 기존 인쇄 방식이 아닌 직접 날인하는 방안도 검토했다. 하지만, 실무 현실에 맞지 않아 현행 제도를 유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박양수기자 yspark@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