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술 담은 금융사, 위기관리 이을 메시지는
CEO들 경제상황 진단 등 눈길
내년에도 대내외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금융지주 회장들의 신년사에도 위기 극복 의지를 표명하는 내용이 담길 전망이다. 새해를 맞아 금융지주들이 내놓는 신년사에는 한 해의 경영 목표와 핵심 전략 등이 담긴다.
금융지주 회장들은 올해 초 신년사를 통해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를 나타내면서도 이를 기회 삼아 내실을 다지는 경영을 강조한 바 있다. 이와 함께 디지털 경쟁력 강화 등 과제들을 제시하기도 했다.
시장금리 하락에 따른 순이자마진(NIM) 축소 등으로 수익성이 악화되는 등 내년 경영환경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이면서 내년 신년사에도 올해와 마찬가지로 '위기'라는 단어가 공통적으로 등장할 전망이다.
최근 은행권을 향한 금융당국의 계속되는 상생금융 압박과 관련한 금융지주 회장들의 치열한 고민도 신년사에 녹아들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금융권에서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불공정거래 행위나 횡령 등 크고 작은 이슈가 끊이지 않으면서 내부 통제를 강화하는 방향의 메시지도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이밖에 그룹의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비롯해 글로벌 사업 확대와 디지털 혁신 등에 대한 당부도 신년사에 담길 전망이다.
'위기 관리', '상생'이라는 공통 키워드 외에도 각 금융지주별로 내놓을 신년 사업 계획에 관심이 집중된다.
특히 올해는 주요 금융지주의 최고경영자(CEO)가 대거 교체된 만큼, 새로운 수장들이 내놓을 경제 상황 진단과 신규 사업 전략 등이 관전 포인트다.
KB금융은 양종희 체제에서도 '리딩 금융' 자리를 지키기 위한 경영 실천 과제를 구체적으로 밝힐 것으로 예상된다.
KB금융은 지난 3분기까지 4조3704억원의 순익을 내며 금융지주 최초로 '5조 클럽' 달성을 눈앞에 두고 있다. 국내에선 리딩 금융 지위를 이어가고 있지만, 글로벌 경쟁력 강화는 과제로 꼽힌다. 앞서 양 회장은 내정자 시절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인도네시아 부코핀은행 정상화 등을 언급하며 글로벌 사업 확대로 기업 가치를 끌어올리겠다는 의지를 밝힌 바 있다. 내년 신년사에는 이를 실천할 세부적인 내용이 담길 것으로 보인다.
신한금융은 신년사를 통해 어려운 경영 환경 속에서 자회사들이 위기 대응력을 높이고, 기초체력과 현장 영업력을 강화할 것을 강조할 계획이다. 이같은 전략은 최근 실시한 조직개편 및 계열사 사장단 인사에서 엿볼 수 있다.
진옥동 회장은 "단기 성과에 연연하지 않고 중장기 관점에서 과감한 혁신을 추진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야 한다"고 밝히며 자회사 CEO 9명 모두 연임을 결정했다. 신한금융은 비은행 포트폴리오 강화가 절실한 만큼, 진 회장은 자회사별 특성에 맞춘 목표를 설정하고 구체적인 방향을 제시할 전망이다.
하나금융 역시 비은행 계열사의 경쟁력 확보에 대한 메시지를 전할 것으로 보인다. 함영주 회장은 올해 초 신년사에서 "하나금융 14개 자회사 중 해당 업종에서 최고 자리에 있는 회사가 몇 개나 되냐"며 쓴소리를 했다. 최근 보험부문 강화 차원에서 KDB생명 인수를 추진했던 하나금융은 인수를 포기한 이후 현재까지 적절한 매물을 찾지 못한 상태다. 지속정인 성장을 위해 인수합병(M&A)이 필요한 만큼 신년사에서 M&A 추진 의지를 피력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금융의 임종룡 회장은 실적부진을 타개하기 위한 강구책 마련을 강하게 주문할 것으로 예상된다. 임 회장은 최근 직원들에게 보내는 메시지에서 "기업문화 혁신, 기업금융 명가 부활 등 변화의 첫 발걸음을 시작한 한 해였다"면서도 "하지만 모든 게 좋을 수 없듯 실적에서는 여전히 아쉬움이 남아있다"고 취임 첫 해를 평가했다.
이에 따라 신년사에는 임 회장이 취임하면서부터 강조한 영업력 강화를 비롯해 비은행 M&A 관련 이야기가 담길 전망이다.
이미선기자 alread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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