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국방부 새 정신교육 교재’ 개편에 “노골적 총선 선거운동”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27일 이달 말 전군에 배포될 예정인 국방부의 ‘정신전력교육 기본교재’에 대해 “정치 중립성을 훼손하고, 총선을 앞두고 노골적인 선거운동을 시도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법원에 해당 교재 사용 금지 가처분 신청을 추진하기로 했다.
홍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 회의에서 이같이 말하고 “국방부는 엉터리 교재 발간을 즉각 중단하라. 민주당은 해당 교재의 사용 금지 가처분 등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고 경고했다.
홍 원내대표는 “김영삼 정부 이래 모든 정부는 군의 정치적 중립을 사회적 합의로 지켜왔다”며 “2019년 민주당 정부가 발간한 교재에는 특정 대통령에 대한 찬양 서술도, 당시 문재인 대통령의 사진 한 장도 없었지만 지금 교재에는 특정 인물에 대한 노골적 찬양과 미화, 윤석열 대통령의 사진과 연설문으로 도배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자유민주주의와 군인 본분에 충실한 장병들을 무시한, 시쳇말로 ‘까라면 깐다’ 식의 구태 꼰대 문화를 강요하고 병영 혁신에도 역행하고 있다”며 “쿠데타를 ‘일부 과오’로 서술하거나 일본과의 역사·영토 문제를 삭제한 채 무조건적인 한·일 협력만 강조해서 안보의식을 흐릿하게 만들었다”고 비판했다.
홍 원내대표는 “이는 결과적으로 노골적 정권 홍보, 꼰대 병영문화 강요, 역사 왜곡으로 정신 전력 강화는커녕 군대를 정치의 장, 갈등과 분열의 전쟁터로 변질시킬 것”이라며 “신원식 국방부 장관은 이번 사태에 대해 사과하고 교재 사용을 하루빨리 중단시켜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신 장관에 대해 모든 형태의 법적·정치적 책임을 묻겠다”고 말했다.
국방부의 정신전력교육 기본교재는 5년마다 개편된다. 문재인 정부 시절 기본 교재는 국가관, 안보관, 군인 정신 등 3개 분야로 구분됐었다. 이번에 개정 발간된 교재는 3개 분야를 유지하되 안보관이 ‘대적관’으로 바뀌면서 북한의 위협이 강조됐다.
새 교재는 문재인 정부에서 삭제됐던 “북한 정권과 북한군은 명백한 우리의 적”이라는 내용을 담았다. 또한 ‘내부 위협 세력’을 “북한을 무비판적으로 추종하는 세력”이라고 기술하고 통일혁명당 사건, 민족민주혁명당 사건, 조선노동당 중부지역당 사건 등 북한의 남한 내 지하당 구축 사례 등을 소개했다.
이승만 전 대통령에 대해서는 “혜안과 정치적 결단으로 공산주의의 확산을 막은 지도자”라고 기술하면서 공과를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았다. 일본과의 관계를 서술하는 부분에서는 양국 간 역사·영토 문제에 대한 언급이 모두 지워졌다. 또 윤석열 정부의 외교안보 정책을 상세히 기술하면서 한·미·일 캠프데이비드 선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에 참석한 윤 대통령 사진을 게재했다.
https://www.khan.co.kr/politics/defense-diplomacy/article/202312262044015
김윤나영 기자 nayoung@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아프고 계속 커지는 켈로이드 흉터··· 구멍내고 얼리면 더 빨리 치료된다
- “남잔데 숙대 지원했다”···교수님이 재워주는 ‘숙면여대’ 대박 비결은
- [스경X이슈] 반성문 소용無, ‘3아웃’ 박상민도 집유인데 김호중은 실형··· ‘괘씸죄’ 통했다
- ‘해를 품은 달’ 배우 송재림 숨진 채 발견
- 윤 대통령 골프 라운딩 논란…“트럼프 외교 준비” 대 “그 시간에 공부를”
- ‘검찰개혁 선봉’ 박은정, 혁신당 탄핵추진위 사임···왜?
- 한동훈 대표와 가족 명의로 수백건…윤 대통령 부부 비판 글의 정체는?
- “그는 사실상 대통령이 아니다” 1인 시국선언한 장학사…교육청은 “법률 위반 검토”
- 3200억대 가상자산 투자리딩 사기조직 체포… 역대 최대 규모
- 머스크가 이끌 ‘정부효율부’는 무엇…정부 부처 아닌 자문기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