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둔 청년이었지만 용기 내 밖으로" 한 잔의 커피가 전하는 희망

CBS노컷뉴스 한혜인 기자 2023. 12. 27.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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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CBS는 한 해를 마무리하며 우리 사회 온정이 필요한 사람들을 만나보는 기획 보도를 마련했습니다.

커피차로 전국을 돌며 사람들에게 커피와 희망을 전하는 사업으로 은둔 청년들이 참여해 운영합니다.

안준호 목사 / 청년 커피연구소 소장"커피를 타면서 은둔하고 고립돼 있는 사람들을 자신들이 심방해서 그들에게 커피를 주면서 '저도 옛날에 은둔 고립 청년이었는데 저는 커피를 통해서 힘을 얻었어요' 이렇게 간증할 수 있는 그런 친구들이 됐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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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CBS는 한 해를 마무리하며 우리 사회 온정이 필요한 사람들을 만나보는 기획 보도를 마련했습니다.

오늘은 최근 사회가 고민하고 있는 은둔 청년을 찾아가봅니다.

오랜 은둔 생활에서 벗어나 용기를 내 사회 밖으로 나온 청년들이 일상을 회복할 수 있도록 교회의 관심과 응원이 필요합니다.

한혜인 기잡니다.

김호선씨가 커피차에서 손님들을 위한 커피를 내리고 있다. 정용현 기자


[기자]
20대 후반인 김호선씨가 부지런하게 커피를 내립니다.

커피차를 찾아온 손님들에게 직접 내린 커피를 건넵니다.

호선 씨는 20대의 절반 이상을 은둔 청년으로 지냈습니다.

인간관계에 대한 고민이 깊어지면서 사람을 만나는 걸 피하게 된 겁니다.

짧게는 6개월부터 길게는 2년까지 은둔을 반복했습니다.

[인터뷰] 김호선(28)
"친구들과 관계를 맺는 게 쉽지 않았어요."

호선씨가 커피차에서 일하는 이 시간은 처음 만난 손님들과 대화하며 세상 밖으로 한 걸음 더 나오는 연습 과정이자 동료들과의 돈독한 관계를 쌓아가는 소중한 일괍니다.

[인터뷰] 김호선(28)
"좋은 사람들을 지속적으로 만나고 지내니깐 드라마틱하게 달라지지는 않지만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는 게 느껴집니다."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6년 동안 은둔 생활을 했다는 최영재씨는 자존감이 떨어지면서 사람들과 만남조차 거부하게 됐다고 말합니다.

[인터뷰] 최영재(31)
"집에 있는 시간이 길어지다 보니까 뭔가 다른 사람한테도 지금 내 모습이 점점 부끄러워지고 스스로 자존감도 많이 떨어지고 이러다 보니까 (은둔 생활이) 점점 길어지게 돼서…"

영재씨를 밖으로 나오게 한 건 '뭐라도 해보자'는 작지만 큰 용기였습니다.

용기를 내 밖으로 나온 지 두 달 만에 취직하는 등 자립에 성공해 현재는 비영리사단법인 행복공장에서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관심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행복공장은 이번 달부터 은둔고립 청년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청년 커피연구소'를 진행합니다.

커피차로 전국을 돌며 사람들에게 커피와 희망을 전하는 사업으로 은둔 청년들이 참여해 운영합니다.

[인터뷰] 안준호 목사 / 청년 커피연구소 소장
"커피를 타면서 은둔하고 고립돼 있는 사람들을 자신들이 심방해서 그들에게 커피를 주면서 '저도 옛날에 은둔 고립 청년이었는데 저는 커피를 통해서 힘을 얻었어요' 이렇게 간증할 수 있는 그런 친구들이 됐으면 좋겠어요."

보건복지부가 최근 발표한 '2023년 고립·은둔 청년 실태조사' 결과 우리나라 2030세대 청년 중 5%이상, 약 54만명이 타인과 교류하지 않고 고립된 상태로 지내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외부와 단절돼 자신을 도울 지지 체계 없이 고립돼 생활하고 있는 이들입니다.

청년 커피연구소장 안준호 목사는 과거 20대 후반에 2년 동안 은둔 생활을 했었다며 교회가 청년들의 아픔을 판단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인정하는 것만으로도 청년들은 위로와 용기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합니다.

또, 주변 사람들의 작은 관심이 청년들을 세상 밖으로 이끌 수 있다며 도움의 손길을 내미는 일에 교회가 함께 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CBS 뉴스 한혜인입니다.

(영상기자 정용현, 영상편집 김성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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