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국민의힘과 결별하고 '홀로서기' 나선 이준석

2023. 12. 27.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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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27일 탈당을 선언했다.

이 전 대표의 탈당은 다소 특이한 사례로 판단된다.

미리 탈당 날짜를 정하는 것도 결과적으로 이 전 대표 입지를 좁힌 셈이 됐다.

그런 때문인지 이 전 대표 탈당 선언문 내용을 보면 특별히 색다르게 느껴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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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국민의힘 탈당. 사진=연합뉴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27일 탈당을 선언했다. 동시에 신당 창당도 공식화했다. 내년 22대 총선에서 자신의 출마 문제를 열어두면서 후보자를 낼 것임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이 전 대표는 박근혜 전 대통령에 발탁으로 제도 정치권에 발을 들였다. 그런 그가 정치 입문 12년만에 결별을 택하고 홀로 서기에 나선 것이다. 이 전 대표의 독자세력화 시도가 유의미한 결과물을 만들어낼지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이 전 대표의 탈당은 다소 특이한 사례로 판단된다. 주된 사유라면 현 정권 주류세력과의 불화를 꼽을 수 있지만 그게 필요조건일지 몰라도 충분조건으로 봐야 하는지는 모호하다. 권력 내부에서 어느 정도는 불화와 갈등을 빚기 마련이다. 이 전 대표는 이 부분을 못 견뎌 한 것 같다. 여기에는 지난 대통령선거와 지방선거를 연이어 승리로 이끈 주역이라는 점도 작용했을 법하다.

그게 탈당 결행의 명분으로 충분하지는 의문이다. 당원권 징계로 선출직 대표 자리에서 축출돼 막다른 골목으로 내몰린 것은 문제가 있다 할 것이다. 다만 공당의 대표직을 수행하는 입장이라면 당내에서 이견을 좁히고 융화하려는 모습을 보였어야 하는데 이 전 대표가 인색했던 것도 사실이다. 정권을 잡은 이후에도 당내 분란이 잦아들기는커녕, 불편한 동행이 이어졌으며 거기에 이 전 대표 책임이 아주 없다고 보기는 어려운 것이다.

미리 탈당 날짜를 정하는 것도 결과적으로 이 전 대표 입지를 좁힌 셈이 됐다. 오랜 기간 몸담아 온 당을 떠나려고 마음 먹으면 이유나 구실은 얼마든 댈 수 있다. 그러나 그렇게 되면 자기합리화로 비치기 십상이다. 이 전 대표가 그런 모양새를 강화한 측면이 있다. 탈당은 할 때까지 해보다 안 될 때하는 정치적 선택인 까닭이다. 그런 때문인지 이 전 대표 탈당 선언문 내용을 보면 특별히 색다르게 느껴지지 않는다. 정권에 대한 비판은 평소 그가 하던 것이고 교육 개혁, 연금 개혁이슈 등에 대한 문제의식도 다르지 않아 보인다. 그런 게 손쉬운 과제가 아니거니와 해법을 도출하려면 국회의 법제화 노력이 뒷받침돼야 한다. 게다가 거대 야당이 호응하지 않으면 여당의 수단에는 제한이 따른다.

탈당 주사위를 던진 이 전 대표이다. 그가 가는 길이 맞는지는 내년 총선 성적이 말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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