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전 재결합 없다"…이준석, 배수진 치고 '개혁신당' 창당
"검경에 시대적 과제 제치고 대립 강요받나"
목표 의석수 "다다익선"…'천아인' 합류할 듯
이낙연신당 등 제3지대 연대 가능성 열어둬
[이데일리 경계영 이상원 기자]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27일 국민의힘을 탈당해 가칭 ‘개혁신당’을 창당한다고 선언했다. 100여일 남은 총선에 출마할 만한 60~80명의 후보자가 있다고 설명한 이 전 대표는 “총선 전 재결합 시나리오는 부정한다”며 국민의힘 복귀 가능성을 일축했다.
이준석 전 대표는 이날 서울 노원구 상계동의 한 음식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늘 국민의힘을 탈당한다”며 “동시에 국민의힘에 내가 갖고 있던 모든 정치적 자산을 포기한다”고 탈당을 공식화했다. 2016년 탄핵 정국에서 새누리당을 탈당했다가 2020년 미래통합당에 합류한 이후 두 번째 탈당이다.
이 전 대표가 새로운 도전을 선언한 기자회견 날짜와 장소 모두 이 전 대표에겐 의미가 크다. 12년 전 이날 그는 박근혜 당시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장의 영입으로 최연소 비대위원으로서 정계에 입문했다. 상계동은 세 차례 도전했다가 낙선한 노원병 지역구로 그의 ‘정치적 고향’이다. 탈당을 택한 그는 “이혼을 경험한 느낌”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탈당 이유로 “제 개인에 대한 처우 때문이 아니라 변화가 없는 정치판을 바라보며 기다릴 수 없다”고 설명했다. 국민의힘에서 총괄 선거대책위원장직과 당선 가능성이 큰 지역구도 제안 받았지만 “마음이 동하지 않았다”고도 했다. 특히 현 정치 상황을 두고 그는 “대통령과 당대표가 모두 군인인 시대를 이겨냈던 우리가 왜 다시 한 번 검찰과 경찰이 주도하는 정치적 결사체 때문에 중요한 시대적 과제들을 제쳐놓고 극한 대립을 강요받아야 하나”라고 직격했다.
이 전 대표는 “이제 대한민국의 공용어는 미래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래’는 A4 5장 분량의 회견문에 제목 포함 20번 언급될 정도로 핵심 키워드였다. 그는 “대한민국 대통령 이하 대부분의 정치인은 길어야 10년 이상 정치를 하지 않을 것이지만 나는 내 주장과 선택에 대해 30년 뒤에도 살아서 평가 받을 확률이 높다”며 누가 더 진실하고 절박하겠는가”라고 피력했다.
그러면서 그는 “신당에선 (대한민국) 위기를 직시하고 당당하게 표 떨어지는 얘길 하겠다. 저만의 ‘NeXTSTEP’을 걷겠다”고 강조했다. NeXTSTEP은 애플의 창업자였던 스티브 잡스가 애플에서 쫓겨난 후 만들었던 기업으로 자신을 잡스에 빗댄 것으로 풀이된다.
국민의힘 복귀 가능성에 선을 그은 이 전 대표는 이미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창당준비위원회는 개혁신당의 이름으로 발족했다”며 신당 창당을 알렸다. 탈당을 예고한 이후 온라인으로 출마 의사를 밝힌 지원자 1400여명을 추린 결과 출마 가능 자원으로는 최대 60~80명가량을 보유했다는 설명이다. 그는 내년 총선에서의 목표 의석수에 대해 “다다익선이 중요하다. 세상이 바뀌길 바라는 마음이 모이면 모일수록 더 많은 의석이 나올 것”이라며 “실시간 목표치를 수정하겠다”고 말했다.
‘이준석 신당’엔 지난 3·8 국민의힘 전당대회 때 함께 하던 ‘천아용인’(천하람·허은아·김용태·이기인) 가운데 이미 당 잔류를 선언한 김용태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 외에 ‘천아인’이 합류할 것으로 보인다. 이 전 대표는 “곧 알게 될 것”이라며 “그분들께 가장 명예로운 방식으로 본인 뜻을 알려달라고 했다”고 전했다.
이 전 대표는 이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된 한동훈 전 법무부 장관을 ‘장관’으로 지칭하면서 “경쟁자 관계”라고 봤다. 그는 “한 장관이 권투 글러브를 끼고 시합에 나온다면 항상 응할 생각이지만 저 팀의 특성이 꼭 칼을 들고 나오더라”고 일갈했다. “총선 이후에도 (국민의힘과 연대) 가능성은 약하다”고도 했다.
그는 “다양한 스펙트럼과 함께 하겠다”며 제3지대에서 이미 창당한 새로운선택이나 한국의희망과 창당을 앞둔 이낙연신당은 물론 고(故) 노회찬 전 의원이 이끌던 정의당까지 연대 가능성을 열어뒀다.
與 “뜻하는 바 이루길…혁신에 집중”
국민의힘은 이준석 전 대표의 탈당에 대해 박정하 국민의힘 수석대변인 명의의 논평에서 “그동안 활동에 감사했다”며 “앞으로 뜻하는 바를 이루길 바란다”는 공식 입장을 냈다.
윤재옥 국민의힘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연합뉴스TV에 출연해 “당대표를 지낸 분이 탈당한 상황이 안타깝다”면서도 “새 비대위원장을 모신 우리 당 입장에선 탈당 여파보다 어떻게 혁신하고 사랑받을지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경계영 (kyung@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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