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로 먹고살 나라인데 문과 수학만 가르친다니"

권한울 기자(hanfence@mk.co.kr), 서정원 기자(jungwon.seo@mk.co.kr) 2023. 12. 27.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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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는 수학·과학으로 발전한 나라입니다. 국가 경쟁력을 고려하지 않은 포퓰리즘 정책이라고밖에 볼 수 없어요. 이대로 가면 미래가 없습니다."

올해 중학교 2학년 학생들이 치르는 202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수학영역 선택과목 '심화수학(미적분Ⅱ+기하)'이 신설되지 않는다는 발표에 금종해 전 고등과학원 원장은 탄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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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8 수능부터 문·이과 폐지
심화수학 과목 신설 무산돼
이공계 "미래 없다" 반발

◆ 문∙이과 공통수학 논란 ◆

"우리나라는 수학·과학으로 발전한 나라입니다. 국가 경쟁력을 고려하지 않은 포퓰리즘 정책이라고밖에 볼 수 없어요. 이대로 가면 미래가 없습니다."

올해 중학교 2학년 학생들이 치르는 202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수학영역 선택과목 '심화수학(미적분Ⅱ+기하)'이 신설되지 않는다는 발표에 금종해 전 고등과학원 원장은 탄식했다. 27일 금 전 원장은 "아이들이 고통받는 것은 이해하지만 미국, 프랑스, 일본 등 선진국 모두 수학 교육을 강화하는 상황에서 우리는 왜 뒤로 가고 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교육부는 이날 2028학년도 수능에서 외국어를 제외한 모든 영역에서 선택과목을 폐지하는 '2028학년도 대학입시제도 개편안'을 확정해 발표했다. 같은 점수를 맞더라도 표준점수 차이로 대학 진학에 유불리하게 작용했던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선택과목을 모두 폐지하고 통합과목을 도입한 것이다. 특히 심화수학을 신설하면 사교육이 유발되고 학생과 학부모의 부담을 키울 것이라는 점이 고려됐다. 이에 따라 2028학년도 수능부터는 문과 수준의 공통수학만 응시하면 된다.

하지만 '이공계를 위한 필수 수학'으로 불리는 심화수학이 선택과목에서 제외되면서 이공계 교수들을 중심으로 비판의 목소리가 쏟아졌다.

차상균 서울대 데이터사이언스대학원 특임교수는 "심화수학에서 다루는 미적분과 기하는 이공계뿐 아니라 경제학, 그리고 예술에서도 필요한 내용"이라며 "어렵다고 수학을 뺄 게 아니라 재미있게 가르칠 생각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종일 대한수학회장(서울대 수리과학부 교수) 역시 "전 세계적으로 수학 교육을 강화하며 투자하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정반대로 가고 있다"면서 "사교육은 입시 시스템 문제이지, 교과 과목의 범위 문제가 아니다"고 말했다.

[권한울 기자 / 서정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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