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계 큰별이 떨어졌다. 배우 이선균이 사망하자 그의 동료들도 추모를 이어가고 있다. 이들은 이선균을 죽음으로 내 몬 배경으로 수사기관과 언론, 그리고 대중을 지목했다.
이선균은 27일 오전 10시 30분쯤 서울 종로구 와룡공원 인근 차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향년 48세. 소방당국은 차량에서 숨진 이선균을 발견해 경찰에 인계했다.
이선균은 사망 당일 유서 형식 메모를 남기고 집 밖으로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에 이날 “남편이 유서 같은 메모를 작성하고 집을 나섰다. 어제까지는 연락이 됐다. 차량도 없어졌다”는 112 신고가 접수됐다.
이선균의 급작스러운 죽음은 연예계에도 큰 충격을 안겼다. 여러 동료들의 그의 죽음을 언급하며 추모의 뜻을 내비친 것이다.
클론 멤버 강원래의 아내 김송이 먼저 분노했다. 그는 이날 인스타그램에 “군중심리가 제일 나쁘다. 이 나라가, 이 사회가 죽음으로 몰고 간다. 죽였다 살렸다 한다”며 “털어서 먼지 안 나는 사람 없다. 걸리는 사람과 걸리지 않는 사람만 있을 뿐”이라고 적었다.
이어 “누구나 다 환경에 장사 없고 ‘나는 절대 안 그래’라며 장담할 인생 못 된다. 자리가 사람을 만들기도 하고 망치기도 한다”며 “죄를 결코 두둔하는 게 아니다. 인정했으니까 죚값 받고 피투성이라도 살아있어야지. 가족들 때문이라도 살았어야지. 비통하고 애통하다”고 썼다.
작곡가 김이나는 자성의 글을 올려 눈길을 끌었다. 그는 이날 인스타그램에 “어디서 흘러 나온지도 모르는 녹취록을, 누가 그런 나를 볼세라 이어폰을 꽂고 몰래 들으며 어머어머 하고, 관련 영상으로 뜨는 비슷한 가십성 콘텐츠도 클릭해보고, 자극적 기사 타이틀을 보면 슥 훑어보고, 안타까운 표정을 지으며 ‘그 기사 봤어?’라고 얘깃거리로 삼고”라며 “‘실패한 수사로 보이지 않으려 너무 자극적 사생활 이슈를 흘리는 거 같다’는 남편의 이야기를 듣고 서야 ‘그래 맞어 너무한 거 같네’라는 생각을 했지만 그 후로도 똑같이 뭐가 나오면 들여다 보고 마지막에 ‘너무 사람 망신주기하네, 심하다’는 말로 스스로 면죄를 하던 내 모습이 선명해서 차마 감히 추모도 못하겠는 마음”이라고 적었다.
또한 “차라리 악플러이거나 아예 그런 기사에 관심을 끄는 사람이 아닌, 그 가운데 어디뜸에 있는 어쩜 제일 비겁한 부류에 있는 게 나네”라며 “사진도 검은 사진이나 그런 거 올릴 자격도 못 되는 것 같아 진짜 그냥 아무사진. 어떻게든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싶은데”라고 했다.
이선균의 절친으로 알려진 작곡가 프라임도 황망함을 드러냈다. 그는 이날 인스타그램에 “1차원적 잘잘못 편 가르기에 감정은 전혀 없다”면서 “이 비보가 과연 누구의 발판이 돼 도약이 될 지는 모르겠지만 독약일지는 알 것 같아 씁쓸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모든 뉴스가 책임감 없고 성찰 없는 단순 흥밋거리가 아닌 우리 삶의 비전이 되길 바라며 나쁜 건 무조건 삼가는 나지만, 진심으로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고 썼다.
쿨 멤버 유리 또한 같은 날 인스타그램에 “너무 슬프다. 참 사람들이 무섭다라는 생각을 더 하게 된다”며 “똑같은 사람인데 실수가 목숨까지 가져가야 하느냐. 애통하고 비통하다”고 동조했다.
번역가 황석희도 같은 취지로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날 인스타그램에 “한국에서 가장 큰 죄는 꽤씸죄다. 세상 누군가의 가식, 위선, 기만 등 냄새를 포착하는 순간 그 대상은 죽는 게 나을 정도의 조롱과 비판을 감수해야 한다”고 했다.
또한 “수사기관은 ‘관계자 말에 따르면’이란 같잖은 면죄부 뒤에 숨어 개인의 존엄을 팔아대고 언론은 그 소스를 가공해 개인의 수치를 생중계하며 비극적인 결말을 강요하듯 절벽 끝으로 몰아세운다”고 썼다.
이와 함께 “결국 절벽 밑으로 떠밀리면 입 모아 손가락질하던 세상은 그제야 손가락질을 거두고 합장하며 추모한다. 대중이 영웅의 비상보다 사랑하는 단 한 가지는 영웅의 추락”이라며 “잘못만큼의 죗값만을 치르는 것이 상식이자 사회적 합의다라고 생각하는 것은 이상주의자의 망상일까”라고 했다.
이외에도 이선균과 친분이 있거나 인연이 있는 이들의 추모글이 이어지고 있다.
이선균 소속사 후드앤유엔터테인먼트는 27일 입장을 내고 “안타까운 소식을 전하게 돼 죄송하다. 비통하고 참담한 심정을 가눌 길이 없다”며 “장례는 유가족 및 동료들이 참석한 가운데 조용하게 치러질 예정이다. 고인의 마지막 가는 길에 깊은 애도를 표한다”고 했다.
이선균의 빈소는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상주는 아내이자 배우 전혜진이다. 발인은 29일 거행되며 장지는 전북 부안군 선영이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393, 정신건강 상담전화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청소년 모바일 상담 ‘다 들어줄 개’ 앱, 카카오톡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