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춘추] 달력을 바꾸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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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은행에서 매년 12월이 되면 고객들이 가장 많이 찾는 물건이 있다.
이것은 심지어 아주 작은 크기의 은행 점포에서도 길어봐야 며칠, 짧으면 몇 시간 안에도 소진되어 버릴 정도인데, 그 인기가 어지간한 고금리 특판 상품 못지않다.
은행 달력이 인기가 많은 이유는 종이 달력이 희소해져버린 탓도 있지만, 예부터 은행 달력이 집안에 금전운을 가져다준다는 속설이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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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은행에서 매년 12월이 되면 고객들이 가장 많이 찾는 물건이 있다. 이것은 심지어 아주 작은 크기의 은행 점포에서도 길어봐야 며칠, 짧으면 몇 시간 안에도 소진되어 버릴 정도인데, 그 인기가 어지간한 고금리 특판 상품 못지않다. 누구나 한 번쯤 은행에서 이 물건을 받아본 적이 있을 것이기에, 이 정도 힌트만 들어도 이미 답을 아시는 분들이 많으시리라 생각한다. 그렇다.
이 물건은 바로 '달력'이다.
은행 달력이 인기가 많은 이유는 종이 달력이 희소해져버린 탓도 있지만, 예부터 은행 달력이 집안에 금전운을 가져다준다는 속설이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러나 그 이유가 무엇이든 간에 여전히 종이 달력만이 가지고 있는 특별한 매력이 있다. 지난 달력을 새 달력으로 교체하며 1년을 반추하게 되고, 새 달력을 한 장씩 미리 넘겨보며 자연스레 내년을 계획할 수 있기 때문이다.
며칠 전, 필자도 내년도 탁상 달력을 미리 꺼내서 얼마 남지 않은 올해의 달력 옆에 두었는데 두 해의 달력을 동시에 보고 있으니 다사다난했던 올해와 다가올 내년에 대한 여러 생각이 든다.
특히 올해는 필자가 수협은행장으로서 근무한 첫해여서인지 유난히 기억에 남는 일들이 많이 있었다. 전국을 동분서주하며 다양한 고객들을 만날 수 있었고, 어업인 지원 및 디지털 사업, 사회공헌을 비롯한 ESG 부문에서 소기의 성과를 달성할 수 있었다. 그리고 항상 맡은 바 책임을 다해준 감사한 직원들 덕에 수협은행 출범 이후 최고의 경영 성과를 만드는 영광도 있었던 해였다.
내년도에도 대내외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여전히 남아 있는 인플레이션 압력과 금융·부동산 부문의 변동성, 어느덧 눈앞에 닥친 인구절벽 위기는 모두 함께 협력하여 극복하여야 할 과제로 대두되었다.
하지만 어떠한 어려움이 있을지라도 서로 돕는 상생의 자세를 통해 슬기롭게 난관을 극복할 수 있으리라고 믿기에 필자와 수협은행은 내년에도 힘차게 달려볼 생각이다.
은행의 건전성이 허용하는 한도 내에서 사회 소외계층과 금융 사각지대에 놓인 고객들에게 원활한 금융지원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며, 올 한 해 많은 어려움을 겪었던 어업인들에 대한 금융지원도 더욱 확대할 예정이다. 한편으로는 은행 본연의 역할을 통해 인구절벽이라는 국가적 위기 극복에 기여할 수 있도록 결혼과 출산, 육아 등의 가정 형성을 지원할 수 있는 다양한 공익 상품 출시도 구상하고 있다. "잔잔한 바다는 능숙한 선원을 만들지 못한다"는 루스벨트 대통령의 말처럼 위기와 고난이 오히려 성장의 기회가 되기도 한다. 그리고 유난히 다사다난했던 한 해였던 만큼 필자도 더 성장했으리라 믿는다.
이제 올해가 며칠 남지 않았다. 한 해 동안 열심히 달려오신 독자 여러분 모두에게 경의를 표하며, 혹시나 미처 이루지 못한 일이 있으시다면 다가올 갑진년(甲辰年)에는 비상하는 청룡의 기세로 원하시는 바를 모두 달성하시기를 기원드린다.
아울러 2024년 수협은행과 필자도 승풍파랑(乘風破浪)의 자세로 더욱 정진하여 더 좋은 은행 그리고 더 멋진 은행장으로 인사드릴 것을 약속드린다.
[강신숙 Sh수협은행 은행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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