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성훈칼럼] 올 한해 경제기사에 대한 변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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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해가 가기 전에 변명(?)을 좀 해야겠다.
올해 2월 9일 광고주협회 행사에서 매일경제가 내부적으로 보는 올해 경제전망을 소개할 기회가 있었다.
당시만 해도 한국 경제가 어두운 터널에 막 진입한 느낌이 강했기 때문이다.
백화점 명품은 올해도 잘 팔리면서 소비지표를 왜곡했는데 그 뒤에 감춰진 바닥경기의 냉기를 온전히 전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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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지표에 일희일비 않고
일관된 방향성찾기에 주력
예상대로 경기부진 벗어나
한 해가 가기 전에 변명(?)을 좀 해야겠다.
경제부장 와서 많이 들었던 얘기가 있다. 한국 경제를 너무 좋게 보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그럴 리가 있겠나. 그런 방향으로 가고 있는 거시지표들을 편견 없이 전하려 노력했을 뿐이다.
올해 2월 9일 광고주협회 행사에서 매일경제가 내부적으로 보는 올해 경제전망을 소개할 기회가 있었다. 당시 제시한 올해 5대 예측을 그대로 옮기자면 이렇다. 첫째는 경제지표가 적어도 11월부터 바뀐다, 둘째로 금리가 천장에 도달했지만 2년은 간다, 셋째 노동개혁이 바람을 탔지만 연금개혁은 총선 이후로, 넷째 윤석열 정부 감세 기조 갈수록 강화, 마지막으로 수출지역 다변화 기업 인센티브 확대다. 참석자들의 눈과 귀는 첫 번째와 두 번째 예측에 쏠리는 듯 싶었다. 당시만 해도 한국 경제가 어두운 터널에 막 진입한 느낌이 강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1월 실업률이 3.6%, 물가상승률은 5.2%에 달했다. 수출이 16%나 급감하고 있었다. 물가가 치솟고 금리는 고공행진인 데다 일자리도 어떻게 될지 불안한 상황이었다.
2023년 경제는 어떻게 되는 걸까. 기저효과를 감안한 거시지표 흐름과 함께 몇 가지 변수를 전문가들과 따져봤다. 먼저 수출을 주목했다. 미국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을 비롯한 일련의 대중 무역 조치들이 시간이 갈수록 한국 수출에 긍정적으로 작용했고, 생각보다 강한 미국 경기도 수출에는 호재였다. 한국 경제에 끼어 있던 중국 거품은 충분히 빠지면서 바닥을 드러내고 있었다. 시간의 문제일 뿐 오를 일만 남았다. 마지막으로 2024년 총선 일정을 봤다. 아무래도 정부 정책 시간표도 거기에 맞춰질 수밖에 없다. 적어도 6개월 전에는 시동을 걸어야 한다. 이 모든 화살표가 뭉쳐서 거시경제 지표들이 바뀌는 시점을 늦어도 11월로 봤다.
이 같은 외부 전문가 조언과 내부 공감대 속에서 경기흐름을 추적했고, 기사 방향도 맞췄다. 경제지표 몇 개가 등락한 것을 놓고 일희일비하지 않으려 했고, 침소봉대하지 않으려 했다. 물론 낙관적이라는 내부 지적이 이어졌지만, 9월부터는 거의 사라졌다. 꿈틀대던 지표 움직임이 방향성을 찾아가기 시작했다. 예상보다는 조금 빠르게 회복했다. 두 자릿수 감소율을 보였던 수출이 10월부터 증가세로 돌아섰다. 자동차에 이어 반도체 수출이 본격화하면서다. 불황형 흑자라는 표현이 사라졌다. 실업률은 2%까지 내려갔고 물가는 3% 선에서 안정을 찾았다. 필립스커브와는 다르게 물가와 실업률이 동시에 떨어지는 이례적인 현상도 나타났다. 최근 차례로 만난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들 진단도 비슷했다. "수출을 중심으로 경기회복세에 진입했다. 다만 내수 부진으로 인해 서민들 체감경기는 좋지 않다. 경기 양극화 현상을 주목해야 한다."
하지만 놓친 점도 많다. 확연히 개선된 거시지표에 가려진 미시지표의 고통을 제대로 다루지 못한 점은 아쉽다. 수출 대기업들은 올해도 성과급 잔치를 했지만, 영세 자영업자들은 투잡도 모자라 스리잡까지 뛰면서 생계를 유지해야 했다. 백화점 명품은 올해도 잘 팔리면서 소비지표를 왜곡했는데 그 뒤에 감춰진 바닥경기의 냉기를 온전히 전하지 못했다. 정부의 금리 개입을 비판했지만 이 때문에 숨통을 튼 청년들의 고통을 부각시키진 못했다. 서민들에겐 올해보다 내년이 아플 수 있다. 금융당국이 태영건설을 필두로 선제 구조조정에 나섰다. 비포장도로에 맞게 미리 타이어 바람을 조금 빼놓고 달리겠다는 것인데, 협력업체 고통을 시작으로 결국은 서민의 아픔으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 새해에는 거시보다는 미시지표를 좀 더 따져볼 것을 다짐해본다.
[송성훈 경제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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