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미경의 정치네컷] 한동훈과 이준석, 별의 순간은 누구에게로?

김미경 2023. 12. 27. 17:15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6일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수락의 변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27일 오후 서울 노원구 한 식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의힘 탈당과 창당 계획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왼쪽]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지난 20일 서울 종로구 해남2빌딩에서 김부겸 전 국무총리와의 회동을 앞두고 발언하고 있다. [오른쪽]이낙연 전 총리가 지난 24일 저녁 서울 여의도순복음교회에서 열린 '거룩한 기다림'의 밤 행사에 참석해 정세균 전 총리로부터 마이크를 건네받고 있다. 연합뉴스

◇A컷

'내가 가면 길이 된다'…국민의힘 비대위원장 맡은 한동훈, 국민의힘 탈당하고 창당 선언한 이준석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22대 총선에서 정치적 운명을 걸고 맞붙을 전망이다.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고 국민의힘 전면개조에 나선 한 비대위원장, 자신의 모든 정치적 자산을 포기하고 창당을 선언한 이 전 대표 중 22대 총선에서 누가 '별의 순간'을 잡은 주인공이 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별의 순간'은 독일어인 'Sternstunde(슈테른슈툰데)'에서 비롯된 단어다. 오스트리아 작가인 슈테판 츠바이크의 베스트셀러 '인류의 별의 순간'에서 사용돼 널리 퍼졌다. 우리나라에는 '광기와 우연의 역사'라는 제목으로 번역돼 출간됐다. 츠바이크는 1927년부터 1940년에 걸쳐 역사의 변곡점을 만든 키케로, 레닌, 우드로 윌슨 등을 중심에 두고 역사를 서술했다. 츠바이크는 서문에서 '별의 순간'을 "극적 긴장이 가득한 운명적인 순간이 닥치면 하루 만에, 혹은 한 시간 만에, 심지어는 단 일 분 만에 훗날을 좌우하는 결정을 내려야 한다. 그러한 순간은 개인의 삶에서도 드물고 역사에서도 드물다. 내가…별의 순간, 별처럼 빛나는 순간이라 이름 붙인 이유는 이러한 순간들이 부질없이 지나간 세월속에서 밤하늘의 별처럼 영원히 빛나고 있기 때문이다"라고 표현했다.

정치권에서는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 2021년 윤석열 대통령이 국민의힘 대선후보로 급부상하는 상황에 빗대 "윤석열은 별의 순간을 잡아야 한다"고 말하면서 '결정적 운명의 순간'이라는 함축적 의미가 더욱 강해졌다.

한 비대위원장은 전날인 26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취임 기자회견을 열고 "오늘 정치를 시작하면서부터 선민후사(先民後私)를 실천하겠다"며 "지역구에 출마하지 않겠다. 비례대표로도 출마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국민의힘은 국회의원 불체포 특권을 포기하기로 약속하는 분들만 공천할 것"이라며 "그럴 일은 없겠지만 나중에 약속을 어기면 즉시 출당 등 강력 조치하겠다"고 했다. 한 비대위원장은 특히 "우리는 이재명의 민주당과 달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비대위원장의 취임 이튿날인 27일 이 전 대표는 당을 나왔다. 이 전 대표는 이날 서울 노원구 상계동의 한 식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늘 국민의힘을 탈당한다"며 "동시에 국민의힘에 제가 갖고 있던 모든 정치적 자산을 포기한다"고 선언했다. 이 전 대표는 기존 정치권을 향해 "내 임기 중에만, 내 정치 인생 중에만 터지지 않도록 관리하겠다는 그들의 정치가 어떻게 미래지향적이냐"고 일침한 뒤 "제가 믿는 것은 용기와 올바름의 힘이다. 일신의 안위와 영달을 위해 그 칼날을 두려워하거나 순치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B컷

'삼총리'의 선택은?

문재인 정부의 국무총리 출신인 이낙연·정세균·김부겸 전 총리가 22대 총선에서 어떤 선택을 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 전 총리는 대표직 사퇴와 통합 비상대책위원회 출범 압박을 받고 있는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끝내 버틴다면 신당 창당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이 전 총리는 지난 26일 서울에서 정 전 총리와 조찬을 겸해 약 1시간 동안 만난 뒤 김 전 총리를 포함한 '3총리 회동'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 전 총리는 "나와 정 전 총리는 국가와 민주당의 문제에 대한 우려를 공유했다"며 "두 사람은 적절한 상황이 조성된다면 김 전 총리를 포함한 3총리 회동을 추진할 수 있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고 알렸다. 두 사람은 지난 24일에도 여의도순복음교회에서 열린 기독교 행사에 함께 참석했다.

정 전 총리와 김 전 총리 역시 민주당 내 분열과 와해 조짐에 우려를 표명한 바 있으나 이들이 이 전 총리의 신당에 참여할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 김 전 총리는 지난 20일 이 대표와 만나 이 전 총리를 만나 갈등을 해소하고 당내 통합행보를 보일 것을 주문했다. 정 전 총리 역시 오는 28일 이 대표와 만난다.

이 대표가 전직 세 총리에게 22대 총선의 공동선대위원장을 맡길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으나 공천권 없이 선거 승패의 부담을 갖는 공동선대위원장을 전직 세 총리가 수용할지도 미지수다. 김미경기자 the13ook@dt.co.kr

Copyright © 디지털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