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양유진 기자] 마약 투약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던 배우 고(故) 이선균이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나면서 동료들의 추모가 이어졌다.
경찰에 따르면 27일 오전 10시 12분쯤 이선균의 매니저로부터 '이선균이 유서 같은 메모를 작성하고 집을 나섰다'는 112 신고가 접수됐다.
수색에 나선 경찰은 오전 10시 30분쯤 서울 성북구의 한 공원에서 이선균의 차량을 발견했다. 당시 이선균은 의식이 없는 상태였으나 끝내 숨졌다. 사고 현장에는 극단적 선택을 시도한 흔적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선균의 사망 소식에 방송인 장성규는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고 남겼고, 소설 '파친코'를 쓴 이민진 작가는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라며 "멋진 작품과 창의적인 재능으로 함께 기억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배우 수현은 "소식을 듣고 매우 충격 받았으며 마음이 아팠다. 모두 실수를 용서받고 두 번째 기회를 얻을 자격이 있다. 한국 연예계는 얼마나 위대한 재능을 잃은 거냐"란 글을 올렸다.
개그맨 윤택도 "감미롭고 그윽한 목소리의 연기로 스크린을 통해 행복을 안겨주었던 자랑스러운 한국의 연기파 배우가 세상을 등지고 편안한 곳으로 향했으니 부디 그곳에선 편안하고 자유로운 시간을 보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추모했다.
듀오 클론 멤버 강원래의 아내인 가수 김송도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라며 "비통하고 애통하다"라고 슬퍼했다.
이선균은 지난 10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상 대마·향정 혐의로 입건돼 경찰 수사를 받아왔다. 올해 초부터 유흥업소 실장 A(29·여)씨의 서울 자택에서 대마초와 케타민을 여러 차례 피우거나 투약한 혐의였다.
지난 10월 28일, 지난달 4일, 지난 23일 세 차례 경찰에 출석해 조사에 임한 이선균은 "A씨에게 속았다"며 "마약인 줄 몰랐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이선균은 소변을 활용한 간이시약 검사에 이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1차, 2차 정밀 감정에서도 마약 음성 판정을 받았다.
지난 10월 마약 투약 의혹이 언론에 보도되자 이선균은 A씨로부터 협박당해 3억5천만 원을 뜯겼다며 그를 공갈 혐의로 고소했다.
향정 혐의로 지난달 3일 먼저 구속 기소된 A씨는 경찰 조사에서 돈을 받은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나와 이선균의 관계를 의심한 인물로부터 SNS를 통해 협박당했다"고 주장했다.
이선균 변호인은 지난 25일 경찰에 거짓말 탐지기 조사를 의뢰한다는 내용의 의견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한편 이선균은 2001년 MBC 시트콤 '연인들'로 데뷔한 뒤 드라마 '커피프린스 1호점'(2007), '파스타'(2010), '나의 아저씨'(2018), 영화 '화차'(2012), '끝까지 간다'(2014), '잠'(2023) 등에 출연했다. 미국 아카데미 작품상을 수상한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2019)에서 주연을 맡아 전 세계에 얼굴을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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