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입자 울린 악성임대인 17명 공개…경기·인천에서만 11명
정부가 전세 보증금을 돌려주지 않아 세입자를 울린 악성임대인 17명을 사상 처음 공개한 가운데 악성임대인 10명 중 6명은 경기도와 인천에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토교통부와 주택도시보증공사(HUG)는 임차인에게 전세보증금을 상습 반환하지 않은 악성임대인 명단을 27일 최초 공개했다고 밝혔다. 공개 대상이 된 상습 채무불이행자는 과거 3년간 2회 이상 전세보증금을 미반환하고, 채무액이 총 2억원 이상인 임대인이다.
HUG는 이날 제1차 임대인정보공개심의위원회를 개최해 총 17명의 명단 공개를 확정하고, 국토교통부와 HUG 누리집, 안심전세앱 등을 통해 명단을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해당 명단을 살펴보면 악성임대인 17명은 모두 수도권에 살고 있었고, 이 중 경기도와 인천에는 11명(64.7%)이 거주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피해 규모는 총 171억7천900만원으로 집계됐고, 경인지역에선 총 74억1천만원의 보증금 피해가 발생했다. 개인별로는 서울 양천구의 문모씨(42)가 65억6천600만원으로 반환 채무 규모가 가장 컸다.
나이대별로는 안양의 강모씨(72)가 70대로 나이가 가장 많았고, 송모씨(32)와 한모씨(32)가 30대로 가장 어렸다. 또 안양에 사는 김모씨는 채무불이행 기간이 무려 253일에 달해 명단이 공개된 악성임대인 중 기간이 가장 길었다.
이번 공개는 주택도시기금법 개정안 시행 후 첫 공개로 법 개정안 시행일 9월29일부터 10월19일까지 채무 불이행이 있던 임대인을 대상을 2개월의 소명기간을 거쳐 이번 위원회에서 공개가 결정된 것이다. 향후 심의위를 수시 개최해 공개대상을 지속 확대해나갈 것이며, 내년 3월까지 90명, 내년 말까지 450명 수준의 악성 임대인이 추가 공개될 예정이다.
진현환 국토부 주택도시실장은 “이번 명단 공개를 통해 집주인 동의 없이도 악성 임대인 여부를 파악할 수 있게 됐다”며 “전세계약 체결 시 안심전세앱이나 국토부와 HUG 누리집을 통해 악성임대인 명단을 확인해 전세사기를 예방하기 바란다”고 밝혔다.
김정규 기자 kyu5150@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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