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한동훈 공세 본격화···“‘윤석열 아바타, 김건희 집사’ 역할 중단하라”
더불어민주당이 27일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에 대한 공세를 본격화했다. 민주당은 “한 위원장이 ‘김건희 여사 비호위원장’이 아니면 ‘김 여사 특별검사 도입법안’을 수용하라”고 압박했다. 여당 문제를 물으면 야당 비난으로 되받는 식인 한 위원장의 화법을 두고는 “대립과 증오를 부추긴다”고 비판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특검을 거부한 자가 범인이다.’ 많이 듣던 말 아닌가. 여당이 하던 말”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이 대선을 앞둔 2021년 9월 자신을 겨냥한 대장동 특검 도입을 주장하면서 “특검을 거부하는 자가 범인”이라고 주장한 사실을 거론한 것이다. 김 여사 특검법은 28일 본회의 표결을 앞두고 있다.
윤영덕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박근혜 특검에 참여했던 한 위원장이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텐데 독소조항 운운하다니 뻔뻔하기 그지없다”며 “전 정부에서 충분히 수사해서 나온 것이 없으니 더 수사할 필요가 없다는 주장도 파렴치하다”고 비판했다. 강득구·김두관·김민석·신정훈 의원 등은 이날 국회 기자회견에서 “한 위원장이 ‘김건희 비호위원장’이 아니면 특검을 즉각 수용하고 ‘윤석열 아바타’와 ‘김건희 집사’ 역할을 중단하라”고 했다.
민주당은 야당 비판에 상당 부분을 할애한 한 위원장의 취임사도 문제 삼았다. 이 대표는 한 위원장에게 “여당이 야당을 견제하고 야당을 감시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정권을 견제하고 감시하는 것은 야당의 몫이다. 국민께선 정쟁에만 몰두해온 여당에 국정운영의 책임을 다하는 모습을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 위원장이 전날 취임사에서 “이 대표의 민주당이 운동권 특권세력과 개딸 전체주의와 결탁해 나라를 망치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밝힌 것을 에둘러 비판한 것이다.
우상호 민주당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에서 “대립과 증오를 부추기는 것으로 취임사를 대신한 걸 보면서 저분이 비판했던 운동권 출신 정치와 뭐가 다르냐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정성호 민주당 의원은 MBC 라디오에서 “매우 극단적인 성향의 여당 지도자가 나와서 여야 관계나 나라가 걱정된다”고 말했다. 박용진 민주당 의원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제1야당과 야당 대표를 청산 대상으로 삼아 놓고 이제 곧 이 대표 만나서 악수하고 웃으며 사진 찍고 협력을 다짐하는 덕담 주고받을 텐데 제정신인가”라고 반문했다.
양이원영 민주당 의원은 이날 법무부 장관 시절 민주당 의원들에 대한 피의사실을 공표한 혐의로 한 위원장을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양이 의원은 국회 기자회견에서 “한 위원장은 ‘수사상황 언론 브리핑’을 독소조항이라고 언급했지만, 법무부 장관 시절 입만 열면 민주당 의원들의 수사 중인 사건의 피의사실을 공공연히 공표해온 장본인”이라고 말했다. 한 위원장이 김 여사에 대한 피의사실 공표는 꺼리면서 야당 의원들의 피의사실을 수시로 공표해온 것은 내로남불이라고 지적한 것이다.
민주당 의원들이 한 위원장 관련 검증을 강화할 가능성도 있다. 김용민 민주당 의원은 이날 SNS에 “검사들에게 안내한다. 한 위원장과 절대 연락을 하지 말기 바란다. 정치적 중립 의무를 위반하는 행동”이라며 “사적 연락을 빙자한 수사지휘는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윤나영 기자 nayo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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