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5일 배달해서 빚 갚았다” 짠내나는 배달기사 사연, 얼마 벌었길래

배달 오토바이 자료사진. 임세준 기자.

[헤럴드경제=이영기 기자] “365일 내내 일했다고?”

365일 하루도 쉬지 않고 배달을 한 '배달라이더'가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에는 1년 중 345일을 일해 빚을 갚았다는 사연이 전해지기도 했다. 팬데믹과 비교해 줄어든 수입이 배달라이더의 근무일수에도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다.

27일 배민커넥트는 ‘2023년 배민커넥트 연말결산’ 자료를 발표했다. 올해 하루도 쉬지 않고 배달을 나선 라이더는 20명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배달업 종사자의 평균 근무일수를 한참 웃돈다.

2023 배민커넥트 연말결산. [배민커넥트 캡처]

지난해 12월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소화물배송대행사업에 대한 실태 조사 결과에 따르면 배달업 종사자의 월평균 근무일수는 25.3일로 집계됐다.

365일 배달한 20명은 대략적으로 계산해도 업계 종사자 평균보다 월 5일 더 근무한 셈이다. 연간 근무일수로 따지면 약 60일 이상 더 일했다.

이 같은 '연속 수행일'은 지난해 결산에서도 화제를 모았다. 한 배민라이더는 배달업 종사자 커뮤니티에 345일간 1만5688건의 배달을 수행한 내역을 인증했다.

배달의민족 라이더가 올해 배달 일을 하면서 빚을 청산하고 저축도 했다며 인증한 자신의 배달기록. [온라인 커뮤니티]

이 배달기사는 1월1일부터 12월15일까지 서울 영등포를 중심으로 총 345일을 근무하면서 총 1만5688건을 배달했다. 해당 라이더는 “개인회생을 졸업하고 지인에게 빌린 3000만원을 모두 갚았다. 3000만원은 저축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극단적으로 근무일수가 많은 경우가 나오는 배경엔 배달라이더의 수입 감소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배달 수요 증가로, 월 500~600만원을 번다는 배달라이더의 인증이 이어졌던 분위기와는 딴판이다. 사실상 '반토막'이다.

지난 7월 산업연구원이 발표한 ‘플랫폼 노동 확대에 대응한 산업인력정책 과제’에 따르면 배달 라이더의 월 평균 실소득은 256만원으로 나타났다. 월평균 총소득인 354만원에서 장비 유지비 및 보험료(약 100만원)을 뺀 금액이다.

월 256만원은 전년 대비 줄어든 액수다. 지난해 12월 국토교통부 자료에 따르면 배달업계 종사자 월평균 보수는 약 381만원으로 조사됐다. 마찬가지로 장비 유지비 및 보험료를 제외하더라도 배달업계 종사자의 월 소득은 감소세다.

[헤럴드경제 DB]

이 같은 분위기를 감지한 라이더들은 일찌감치 떠나고 있다. 팬데믹을 거치며 급격히 증가했던 배달원수가 최근 들어 감소하고 있는 것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0년 37만1000명에서 2021년 42만3000명으로 크게 증가했다. 2022년엔 45만명으로 최대치를 기록한 후 2023년 10월 기준 42만6000명으로 줄었다. 수입 감소로 인한 배달업 종사자의 반응을 고스란히 반영한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배민커넥트를 운영하는 우아한청년들 관계자는 365일 배달한 20명의 라이더에 대해 “365일 내내 하루에 최소 1건이라도 배달한 라이더들의 숫자”라며 “이들 노고를 격려하기 위해 매년 연말결산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연말 결산에는 연속 수행일 뿐 아니라 1년 동안 배민 라이더들의 ▷배달거리 ▷배달건수 ▷주요 배달시간대 등을 집계됐다.

혼자서 1년 동안 2만1846건의 배달을 수행한 라이더, 지구 한 바퀴에 해당하는 4만5380㎞의 거리를 배달한 라이더 등 다양한 기록이 공개됐다.

20ki@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