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시론] '통합형 수능' 확정…기초학력·변별력확보 과제 남았다

[그래픽] 2028 대학입시 수능 개편(종합) (서울=연합뉴스) 이재윤 원형민 기자 = 교육부는 27일 확정한 2028학년도 대학입시제도 개편안에서 대학수학능력시험을 공통과목 체제로 바꾸기로 했다. circlemin@yna.co.kr 페이스북 tuney.kr/LeYN1 트위터 @yonhap_graphics

(서울=연합뉴스) 202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은 선택 과목 없이 공통 과목 중심으로 치르는 '통합형 수능'으로 출제된다. 교육부는 27일 이런 내용을 담은 대학입시제도 개편안을 확정해 발표했다. 정부 발표에 따르면 찬반 양론이 팽팽한 심화수학(미적분Ⅱ·기하)이 도입되지 않아 수험생들은 진로와 무관하게 모두 같은 문항의 시험을 치른다. 고교 내신은 예체능과 과학탐구실험, 사회·과학 융합선택과목을 제외하고 현행 9등급 상대평가에서 '5등급 상대평가' 체제로 바뀐다. 교육부는 이번 개편안과 관련해 "선택 과목에 따른 '점수 유불리' 현상을 해소하고 실질적인 문·이과 통합을 통해 융합적 학습을 유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내신 등급 체제의 완화가 학생 간 과도한 경쟁에 대한 우려를 해소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기대했다. 정부의 이번 개편안은 수능 평가의 공정성을 높이면서 수험생들의 학습·사교육 부담을 줄여 나간다는 취지를 담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번 개편안을 통해 심화수학을 도입하지 않기로 하면서 수험생들은 대학 전공과 상관없이 똑같은 시험을 치르게 됐다. 교육당국은 학습 부담이 큰 심화수학을 수능에서 제외해 사교육 유발을 억제하고, 진정한 의미의 문·이과 통합을 하게 됐다고 설명한다. 그러나 수능 변별력의 약화나 이공계 기초학력 저하 가능성 등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여전하다. 상위권 변별력이 약화하면서 전체 수능 난도가 올라가거나 국어·영어 등 영역 난도가 높아지는 '풍선 효과'가 생길 수 있다. 미적분Ⅱ·기하 과목의 학습량이 줄어들면 기초학력 저하 문제도 심각해질 수 있다. 대한수학회는 "대학 신입생의 상당수가 '고교 4학년'인 것처럼 고교 교육 과정을 배우는 데 시간을 소모해야 하는 어처구니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심화수학은 이공계열 전공의 기초 과목이다. 첨단과학기술 분야의 국가 경쟁력 문제를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 올 개연성도 있다. 통합형 수능 체제가 기초학력의 부실 우려를 부추기는 결과를 낳는 건 바람직하지 않아 보인다.

정부가 이번 개편안을 확정하면서 기대감을 내비친 '사교육비 줄이기' 효과가 교육 현장에서 나타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심화수학을 수능 선택과목에 포함하지 않고 내신 등급 체제를 완화하는 내용이 골자인 이번 개편안의 취지는 이해된다. 다만 이번 개편안을 바라보는 학생·학부모들은 반응이 그다지 호의적이지만은 않다고 한다. 심화수학이 수능에 포함되지 않으면서 각 대학이 정시모집에서 수학 내신성적을 전형요소로 활용하게 되면 결국 내신 관리에 대한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점이다. 실제 입시 전문가들은 앞으로 정시모집에서 수학 교과성적이 활용될 것으로 예상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정부는 올해 수능에서 킬러문항을 배제함으로써 사교육을 경감하겠다는 방침을 수차례 밝혀왔다. 그러나 킬러문항의 배제 대신 변별력 확보를 위한 '고난도 문항'이 늘어나는 양상이 올해 수능에서 나타나면서 결국 '역대급 불수능'이 됐다는 분석이 나왔다. 정부로선 유념해야 할 부분이다. 학교 현장에서의 학습 부담과 사교육비 경감을 유도한다는 취지를 십분 살릴 수 있으면서도 제기된 우려를 보완할 방안을 고심하고 지속적으로 보완해 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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