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노한빈 기자] 마약 투약 혐의를 받던 배우 이선균이 사망한 가운데, 그의 유작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27일 경찰과 소방당국에 따르면 이선균은 오전 10시 30분께 서울 종로구의 한 공원에 세워진 차량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조수석에서는 번개탄 1점이 발견됐다. 그간 이선균은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상 대마·향정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아왔다.
이선균이 출연, 개봉을 기다리고 있던 작품은 영화 '탈출: 프로젝트 사일런스(PROJECT SILENCE)'(이하 '탈출')와 '행복의 나라' 두 편이다.
이선균 주연의 '탈출'은 한치 앞도 구분할 수 없는 짙은 안개 속 붕괴 위기의 공항대교에 고립된 사람들이 예기치 못한 연쇄 재난으로부터 살아남기 위해 극한의 사투를 벌이는 이야기를 그렸다. 영화 '굿바이 싱글'(2016)의 김태곤 감독이 연출을 맡았으며, 이선균을 비롯해 배우 주지훈, 김희원 등이 출연했다.
당초 '탈출'은 내년 초를 목표로 개봉을 준비 중이었으나, 이선균의 마약 수사 소식이 알려지며 개봉이 잠정 연기됐다. 이 작품은 지난 5월 제76회 칸국제영화제 '미드나이트 스크리닝' 부문에 초청돼 화제를 모으기도 했으며, 200억 원 가까운 제작비가 투입된 대작이다.
'행복의 나라'는 현대사를 뒤흔든 사건 속에 휘말린 한 인물과 그를 살리기 위해 전력투구하는 변호사 이야기를 그렸으며, 영화 '광해, 왕이 된 남자'(2012)로 작품성과 흥행성을 인정받은 추창민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이선균의 마약 수사 소식이 알려지긴 전 '행복의 나라'는 후반 작업 중이며, 개봉 시기를 조율 중이라고 알려진 바 있다. 이 작품에는 배우 조정석, 유재명 등이 출연했다.
이선균이 마약 투약 의혹으로 형사 입건된 후 그가 촬영을 마친 영화가 개봉하지 못하고 폐기될 가능성이 있다는 예측이 나오기도 했다. 두 영화 모두 개봉이 사실상 잠정 중단됐기 때문.
당시 두 영화사는 "경찰 조사를 기다리는 중"이라면서 말을 아꼈다. 구체적인 입장 표명보다는 조심스럽게 마약 혐의 수사를 지켜보자는 입장이었던 것.
하지만 이선균의 갑작스러운 비보로 공개가 더욱 불투명해졌다. '탈출'과 '행복의 나라' 측을 비롯한 영화 관계자들은 고인의 사망 소식을 접한 뒤 황망한 감정을 드러내며, 추모가 우선이기에 논의를 미룬 상황이다.
앞서 이선균이 출연할 예정이던 드라마 '노 웨이 아웃'은 그가 맡을 역을 배우 조진웅이 대신하기로 했다.
한편 이선균은 지난 1999년 데뷔해 드라마 '파스타', '나의 아저씨', 영화 '화차', '끝까지 간다', '킬링 로맨스' 등 다수의 작품에 출연했다. 2019년에는 칸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작인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에서 주연을 맡아 세계적으로 이름을 알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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