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지구촌 최악 ‘기후재난’은 하와이 산불, 주민 1인당 피해 4000달러

김기범 기자 2023. 12. 27.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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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8일(현지시간) 미국 하와이주 마우이섬 서부 리하이나의 한 교회가 이날 발생한 산불로 화염에 휩싸여 있다. AP연합뉴스

2023년 발생한 기후재난 가운데 주민 1인당 가장 큰 경제적 피해를 준 재난은 미국 하와이에서 발생한 산불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하와이 주민들은 인명피해를 제외하고도 1인당 4161달러(약 518만원)가량 피해를 본 것으로 나타났다.

기후미디어허브는 영국 비영리 자선단체 크리스찬에이드가 27일(현지시각) 이 같은 내용이 포함된 ‘기후재난 피해 비용 집계(Counting the Cost 2023: A year of climate breakdown)’ 보고서를 펴냈다고 밝혔다. 이 보고서는 기후재난의 경제적 영향을 조명하기 위해 전 세계에서 일어난 기후재난 20건의 경제적 피해 규모 추산액을 해당 지역의 주민수로 나눴다.

보고서를 보면 지난 8월8일 발생한 하와이 산불은 분석 대상 20건 중 가장 큰 1인당 피해 규모를 기록했다. 이 경제적 피해 규모는 재난 대응 기관 등에서 집계한 피해액을 기준으로 한 것으로, 총 181명에 달하는 사망자 등 인명피해는 포함되지 않았다.

2023년 주요 기후재난의 주민 1인당 피해액

하와이 산불 다음으로는 지난 5월 괌을 덮친 태풍 ‘마와르’(1455달러), 지난 3월 바누아투에 손해를 끼친 사이클론 ‘주디’와 ‘케빈’(947달러), 지난 2월 뉴질랜드를 강타한 사이클론 ‘가브리엘’(468달러) 순으로 1인당 피해 규모가 컸다. 가뭄 중에는 지난 4월 스페인에서 발생한 가뭄이 1인당 50달러의 피해를 준 것으로 집계됐다.

보고서는 복원력이 약하거나 기후 위기에 취약한 농업 국가에서 일어난 기후재난의 파급효과가 더욱더 치명적이었다고 설명했다. 가난한 국가들은 기후재난에 대한 대비가 부족하고, 회복 자원도 적은 탓에 피해가 크고 복구는 더뎠다. 지난 3월11일 아프리카 남부 말라위를 강타한 사이클론 프레디가 대표적 이다. 말라위는 과거 사이클론의 직접 영향을 받지 않는 곳이었기 때문에 이를 대비하지 못했다. 프레디로 인해 몇 주 동안 1년 치의 비가 내리면서 679명이 목숨을 잃었고, 전체 인구의 10%가 넘는 200만명이 이재민이 됐다. 앞으로 말라위의 복구에는 6억8000만달러(약 8806억원)가 들어갈 전망인데, 이는 이 나라 경제 규모의 5%에 해당한다. 말라위는 세계은행(WB)이 분류한 저소득 국가 26개국에 포함돼 있다.

누쉬라트 초두리 크리스찬에이드 정책고문은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에서 합의된 ‘손실 및 피해’ 기금을 말라위 국민처럼 가장 도움이 필요한 이들에게 신속하게 지원할 수 있도록 부유한 국가들이 빠르게 자금을 마련하고, 투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기범 기자 holjja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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