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 클럽 맨' 이민기가 느낀 '시선의 변화'… "예전 광주는 그냥 열심히 뛰는 → 지금은 '존중 받는' 클럽"

조남기 기자 2023. 12. 27.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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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도록 광주 FC에 머물렀던 이민기는 팀을 향한 '시선의 변화'를 피부로 체감한다.

이민기는 2023 K리그1 베스트 11 왼쪽 수비 부문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이민기가 2024년에도 광주와 함께한다면 자연스럽게 AFC 클럽 대항전을 경험한다.

광주는 2023시즌 K리그1에서 아시아 무대 진출권을 얻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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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 일레븐)

오래도록 광주 FC에 머물렀던 이민기는 팀을 향한 '시선의 변화'를 피부로 체감한다.

이민기는 2023 K리그1 베스트 11 왼쪽 수비 부문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수상은 못했으나 그가 2023년 K리그1을 빛낸 디펜더 중 한 명이었음이 똑똑히 증명된 순간이었다. 시상식장 방문은 이민기에게 잊지 못할 기억으로 남았다.

"어느덧 데뷔 8년 차다. 시상식은 즐기는 마음이었다. 시상식의 선수 대기실은 어떤가, 시상식 분위기는 어떤가, 그저 그런 게 궁금했다. 2023년은 광주에 머물며 최고의 해였다. 광주에 있으며 아시아 무대에 나갈 날도 있을까 막연하게 생각했는데, 그게 올해 결실을 맺었다."

이민기가 2024년에도 광주와 함께한다면 자연스럽게 AFC 클럽 대항전을 경험한다. 광주는 2023시즌 K리그1에서 아시아 무대 진출권을 얻었기 때문이다. 이민기는 지금 광주라면 한국 바깥에서도 능히 통할 거라는 자신감을 내비쳤다.

"아시아 무대는 설렐 거 같다. 우리 축구가 아시아팀들을 상대로도 어느 정도 먹힐까 궁금하기도 하다. 물론 나는 우리 축구가 먹힐 거라고 자신한다. 상대들이 얼마나 짜증을 낼까. 그런 것도 기대가 된다."
 

광주는 지난 2년 동안 K리그 1·2를 통틀어 가장 센세이셔널 클럽이었다. K리그2에서는 압도적 행보로 우승을 차지했고, K리그1에서도 승격하자마자 3위까지 등극했다. 이제 광주는 이 악물고 버텨서 승점을 얻는 클럽이 아닌 세련된 축구로 차곡차곡 점수를 모아가는 강호다. '원 클럽 맨' 이민기는 이런 시선의 변화를 누구보다 잘 안다.

"예전의 광주는 그냥 열심히 뛰는 팀. 배고픈 선수들 많고 죽기 살기로 하는 이미지. 성적을 내면 어느 정도 보상을 받고 끝인 그런 팀. 그러나 이제 광주는 다르다. 상대팀도 광주를 존중하고 인정하며 경기장에 들어온다. 대비를 하는 게 느껴진다. 타 팀 선수들의 질문도 달라졌다. '왜 이렇게 잘 뛰냐'에서 '왜 이렇게 잘하냐'로 바뀌었다."

아무래도 이정효 감독의 부임이 광주의 역사를 뒤바꿨다. 이민기 커리어 또한 이정효 감독을 만나기 전과 후로 극명하게 갈린다.

"이정효 감독님 오고 모두들 전술에서 같은 방향을 보고 나아간다. 꾸준하게 노력한다. 이정효 감독님을 만나기 전의 이민기는 그저 수비력이 강한 선수였다면, 이정효 감독님을 만나고 나서는 수비력을 바탕으로 전술 이해도까지 키워 공격에서도 도움을 주는 선수가 됐다. 감독님의 피드백을 받으며 재밌더라. 축구를 이런 식으로 하는 거구나. 새로운 걸 계속 받아들이는 게 흥미로웠다. 축구가 재밌다. 성장하고 싶다. 스스로도 영상을 보며 공부하고 훈련한다. 경기장에서 먹혔을 때 매우 뿌듯하다. 경험도 쌓이고 피지컬도 올라온 나이다. 좋은 타이밍에 이정효 감독님을 만나서 내 옷을 찾아 입은 느낌이다."
 

2023년의 광주에서는 이순민이라는 국가대표를 배출하기도 했다. 꿈을 꾸면 뭐든 이뤄질 수 있다는 게 재차 증명된 순간이었다. 이민기도 이순민처럼 큰 꿈을 꾼다.

"나는 이제 시작이다. 이제 막 냄새를 맡고 있을 뿐이고 고기의 맛을 보려면 한참 멀었다. 국가대표팀 한번은 가봐야 선수로서 전성기가 아닐까? 바로 옆에서 본 순민이가 팀원들에게 희망을 줬다. 국가대표 왼쪽 수비수에게 필요한 부분을 보완하면 나도 갈 수 있다고 믿는다. 내년에 도전해보겠다."

이민기는 자부심을 가지고 2024년을 준비한다. 뜨거운 2023년을 보내며 얻은 가장 큰 성과는 성적이 아니었다. 나 자신을 믿는 마음. 자신감이다.

"감독님은 요새도 말씀하신다. 크로스 연습을 하라고(웃음). 그래야 가치가 오른다고. 맞는 말이다. 요새 내가 이 정도까지 할 수 있는 선수였나, 그런 생각이 든다. 과거엔 스스로 열심히 하는 선수라고 생각했는데 잘한다는 생각은 못했다. 이제는 잘하게 됐나 보다, 그런 생각을 가끔씩 한다. 앞으로도 자신감과 자부심을 가지고 해보려고 한다. 언젠가 시상식에서도 더 좋은 위치에 있을지도 모른다. 2023년 시상식에서 자신감을 얻고 간다."

글=조남기 기자(jonamu@soccerbest11.co.kr)
사진=베스트 일레븐 DB, 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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