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칸국제영화제에 참석한 이선균. 이선균은 <잠>과 <사일런스> 2편의 출연작으로 칸의 레드카펫을 밟았다. CJ ENM 제공
마약 투약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던 배우 이선균씨(48)의 사망 소식이 알려지자 해외 언론도 이를 긴급히 보도했다.
BBC, CNN, 가디언, AP·로이터통신 등 주요 외신들은 27일 한국의 유명 배우 이선균씨가 사망했다는 소식을 주요 뉴스로 보도했다. 영화 <기생충>이 칸 영화제 황금종령상과 아카데미 작품상 등 주요 영화제에서 수상하는 등 해외에서도 잘 알려진 만큼 외신들도 이를 발 빠르게 전했다.
서울 성북경찰서에 따르면 이씨는 이날 서울 성북동의 한 길가에 세워진 차량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그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입건돼 경찰 수사를 받아왔다.
BBC는 이씨의 사망 소식을 전하며 그가 그동안 수십 편의 영화와 TV 프로그램에서 주연을 맡으며 유명세를 떨쳤다고 보도했다. BBC는 “(이씨는) 20년이 넘는 연기 경력을 가진 배우”라면서 영화 <기생충>을 통해 국제적인 명성을 얻게 됐다고 전했다.
이어 이씨가 마약 투약 혐의로 조사를 받으면서 대중의 관심이 집중됐고, 그 과정에서 이씨의 명예가 크게 실추됐다고 전했다. 이로 인해 지난 10월 촬영이 시작된 드라마 <노 웨이 아웃>에서 하차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유흥업소 직원에게 속았다”며 “마약인 줄 몰랐다”는 이씨의 주장도 실었다.
BBC는 이씨의 소속사 호두앤유엔터테인먼트 측이 “비통하고 참담한 심정을 가눌 길이 없다”며 “억측이나 추측에 의한 허위사실 유포 및 이를 토대로 한 악의적인 보도는 자제해 주시길 정중히 부탁드린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로이터통신은 이씨가 2020년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최우수 작품상·감독상·각본상·국제영화상을 받으며 4관왕에 오른 <기생충>에 출연한 배우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가 영화 <화차>, <내 아내의 모든 것> 등에서 주연을 맡았으며, 2021년 애플TV+ 첫 한국어 작품인 SF 스릴러극 <닥터 브레인>에서도 주연을 맡았다고 덧붙였다.
AP통신도 이씨가 한국 인기 드라마 <커피 프린스 1호점>(2007), <하얀 거탑>(2007), <파스타>(2010), <나의 아저씨>(2018) 등으로 오랫동안 인기를 얻어왔다고 보도했다.
가디언은 이씨가 그의 마지막 영화인 <잠>에서 몽유병으로 인해 결국 끔찍한 상황에 빠지게 되는 남편 역을 맡아 호평을 받았으며 칸 영화제 비평가주간에 초청됐다고 전했다.
외신들은 한국이 마약 범죄에 대한 엄격한 법을 집행한다는 점도 함께 짚었다.
워싱턴포스트(WP)는 “한국의 마약 정책은 세계에서 가장 엄격한 정책 중 하나”라면서 “윤석열 대통령은 올해 초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하며 범정부적 대책을 촉구했다”고 전했다. BBC도 “한국에서 대마초를 포함한 마약 투약 범죄는 심각한 범죄로 간주된다”고 전했다. 로이터통신 역시 “한국에서 마약 관련 법을 위반할 경우 징역 6개월에서 최대 14년을 선고받을 수 있다”고 보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