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김용주 레고켐 대표 “한국선 글로벌 바이오텍 못나와···생존하려 기술수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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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기분이 썩 좋지는 않습니다. 신약 벤처를 만들었으면 신약을 끝까지 개발하는 게 목표지만 대한민국 환경에서는 살아남기 위해 기술수출을 택할 수밖에 없습니다."
김용주(사진) 레고켐바이오(141080)사이언스 대표는 27일 서울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 사상 최대 규모의 기술수출 성과를 낸 소감을 묻자 이 같은 답변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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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약물질 일부는 팔수 밖에 없어
中은 16개 임상 한꺼번에 진행중
“솔직히 기분이 썩 좋지는 않습니다. 신약 벤처를 만들었으면 신약을 끝까지 개발하는 게 목표지만 대한민국 환경에서는 살아남기 위해 기술수출을 택할 수밖에 없습니다.”
김용주(사진) 레고켐바이오(141080)사이언스 대표는 27일 서울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 사상 최대 규모의 기술수출 성과를 낸 소감을 묻자 이 같은 답변을 내놨다. 레고켐바이오는 존슨앤드존슨(J&J) 자회사인 얀센과 2조 2000억 원 규모의 항체약물접합체(ADC) 후보물질 기술이전 계약을 했다고 전날 발표했다. 최근 글로벌 제약업계의 최대 관심사인 ADC 기술력에 있어 독보적인 위치를 재확인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레고켐바이오의 기술수출 건수는 이번 계약을 포함해 10건을 훌쩍 넘는다. 규모 1조 원 이상의 계약도 수차례 체결했다. 하지만 김 대표는 기술수출을 할 때마다 아쉬움이 컸다는 속내를 드러냈다. 그는 “ADC를 개발하는 데 다른 신약보다 훨씬 많은 돈이 들어간다”며 “우리가 직접 미국에서 임상을 해보려고 했지만 엄청난 비용 탓에 생존 차원에서 기술수출을 택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이같은 국내 투자 환경에서는 ‘글로벌 바이오텍’이 쉽게 나올 수 없다는 게 김 대표의 지적이다. 그는 “결과가 어떻든 일단 신약 개발 단계의 끝까지 가봐야 글로벌 바이오텍이 나올 수 있을지 없을지 알 수 있는데 한국에서는 그게 쉽지 않다”며 “자본 시장이 미국처럼 크면 모를까 한국에 뿌리박고 사는 이상 파이프라인을 최대한 많이 확보해 일부는 팔고 일부는 직접 개발하는 생존 전략으로 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최근 ADC 강자로 떠오르는 중국과 우리나라의 현실을 비교하기도 했다. 글로벌 빅파마인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은 최근 중국 바이오 기업 쓰촨 바이오킨과 최대 84억 달러 규모의 계약을 맺고 ADC 파이프라인을 확보했다. 김 대표는 “계약 규모보다는 중국 기업이 한꺼번에 16개 임상을 진행할 정도로 ADC를 밀어붙이고 있다는 것이 중요하다”며 “중국이 미국을 제치고 ADC 파이프라인 보유 1위를 차지한 것도 어마어마한 자금력을 동원했기 때문”이라고 봤다.
김 대표는 국내에서 아무도 가보지 않았던 ADC 분야를 개척한 인물이다. 김 대표는 1983년 LG화학에 입사한 이후 23년간 신약 개발에 몸담은 ‘LG맨’ 출신으로 2005년 말 퇴사 이후 창업을 결심했다. 2006년 LG화학에서 나온 팀장급 6명과 함께 레고켐을 설립해 항생제, 항응혈제, 항암제를 개발하다가 항생제 분야에서 쌓은 기술력으로 ADC 링커 기술을 개발하기 시작했다. 2015년부터 꾸준히 기술수출 실적을 냈으나 지난해 미국 암젠과 1조 6050억 원 규모의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한 뒤부터 본격적으로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치열해지는 ADC 개발 경쟁에서 플랫폼 기술로 승부하겠다는 것이 김 대표의 구상이다. 그는 “이번 얀센과의 계약은 수많은 경쟁자 중에서도 높은 밸리데이션(Validation)을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면서 “우리 플랫폼 기술이 임상적으로 장점이 있다는 것이 증명됐기 때문에 파이프라인을 가능한 많이 늘려 일부는 팔고 일부는 후속 임상을 진행하는 투트랙 전략에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효정 기자 jpark@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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