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마다 봉사 다니던 청년"…딸 안고 뛰어내린 父, 빈소엔 탄식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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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긴 대로 참 착하고 예의 바른 친구였어요. 뉴스 보고 설마 했는데..."
27일 오전 서울 동대문구 한 종합병원 장례식장에 차려진 박모씨(33) 빈소에서 만난 그의 대학 선배 A씨는 참담한 표정으로 이같이 말했다.
박씨는 성탄절인 지난 25일 오전 4시57분쯤 서울 도봉구 방학동의 한 아파트에서 발생한 화재로 숨진 남성 가운데 한 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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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긴 대로 참 착하고 예의 바른 친구였어요. 뉴스 보고 설마 했는데..."
27일 오전 서울 동대문구 한 종합병원 장례식장에 차려진 박모씨(33) 빈소에서 만난 그의 대학 선배 A씨는 참담한 표정으로 이같이 말했다. 박씨는 성탄절인 지난 25일 오전 4시57분쯤 서울 도봉구 방학동의 한 아파트에서 발생한 화재로 숨진 남성 가운데 한 명이다.
A씨는 박씨의 대학 시절 모습을 회상하며 "성실하고 성격도 밝아 주변 친구들에게 인기도 많은 친구였다"며 "여느 대학생들처럼 과방에 모여 선후배들과 어울리는 것을 좋아했다"고 했다.
박씨는 생전 약사로 일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A씨에 따르면 박씨는 대학생 시절부터 약사를 꿈꿨다. 그는 "의사나 약사를 꿈꾸는 친구들이 많았는데 박씨도 그중 하나였다"며 "2년 정도 같은 학과에서 공부하다 약사를 준비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박씨는 주말마다 봉사활동에도 적극 참여했다고 한다. 빈소를 찾은 박씨의 대학 교수 B씨는 "토요일마다 정기적으로 봉사활동을 다니는 친구였다"며 "흠잡을 데 없고 먼저 안부도 묻는 아끼는 제자였다"고 전했다.
B씨는 박씨와 생전에 주고받은 문자 메시지를 보여주며 허탈한 웃음을 지었다. B씨는 "어느 날 결혼한다고 먼저 연락이 왔던 게 기억이 난다"며 "숨진 사람이 제자가 맞다는 연락을 받고 너무 안타까웠다"고 말했다. B씨가 보여준 박씨의 메신저 프로필에는 아버지, 어머니와 찍은 사진과 웨딩 사진 등이 있었다.
화재가 발생한 아파트 4층에 살던 박씨는 2살 아이를 경비원들이 들고 있던 재활용 포대 위로 던져 구한 후 생후 7개월 된 딸을 이불로 감싸 자신의 품에 안은 채 4층에서 뛰어내렸다. 박씨의 부인과 두 자녀는 생명에 지장이 없는 상태지만 박씨는 머리 부위를 크게 다쳐 끝내 숨졌다.
이날 3층에서 시작된 불길은 17층까지 순식간에 옮겨붙은 뒤 최초 신고 후 약 4시간 뒤인 오전 8시40분쯤 완전히 꺼졌다. 이 화재로 인해 박씨를 포함한 2명이 숨지고 30명은 중·경상을 입었다.
지난 26일 경찰과 소방당국이 약 4시간30분에 걸쳐 화재가 처음 발생한 3층을 중심으로 합동 감식을 진행한 결과 현장에서는 담배꽁초가 다수 발견됐다. 경찰 관계자는 "거실에 인접한 작은 방에서 최초로 불이 난 것으로 보고 있다"며 "감식 결과 전기용품이 아닌 인적 요인으로 불이 났을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밝혔다.
불길이 처음 시작된 3층 호실에는 70대 부부가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합동 감식 결과를 토대로 필요할 경우 이들을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해 추가 조사를 이어갈 방침이다. 합동 감식 결과가 나오기까지는 최소 20일 가까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박씨의 주검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보내 부검을 실시한 결과 '추락에 의한 여러 둔력 손상'이라는 1차 소견이 나왔다. 경찰 관계자는 "범죄 혐의점 등은 발견되지 않았고 조직, 독극물 검사 등을 진행한 후 최종 사인 결론을 낼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지현 기자 jihyunn@mt.co.kr 최지은 기자 choiji@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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