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금난 위기 '태영건설', 워크아웃 포함 자율협약·법인회생 검토
27일 태영건설은 워크아웃 신청 계획에 대해 확정된 바가 없다고 공시했다. 다만 워크아웃 검토가 사실임을 인정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태영건설은 "현재 경영 정상화를 위한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경영 정상화 방안이) 확정되는 시점 또는 1개월 이내에 재공시하겠다"고 설명했다.
고금리 여파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이 현실화되며 태영건설은 워크아웃 신청을 검토하기에 이르렀다. 지난 10월 일몰된 '기업구조조정 촉진법'(이하 기촉법)이 지난 26일 다시 시행된 데에 따른 것이다. 기촉법은 부실기업의 신속한 정상화를 돕는 워크아웃의 근거법으로 작동해 왔다. 한시법인 탓에 지난 10월 효력을 잃어 올해 말 2~3개월간 공백이 생겼다가 이달 8일 국회에서 법안이 통과됐다.
금융권에선 부활한 기촉법 적용 대상 1호로 태영건설을 지목해 왔다. 부동산 경기 침체가 길어지며 태영건설이 진행하고 있는 부동산 PF 사업장의 자금난이 가중된 탓이다.
태영건설의 도급사업 PF보증은 지난해 말(이하 연결 기준) 2조2000억원에서 지난달 말 2조9000 억원으로 늘었다. PF우발채무 대응을 위한 자금소요로 인해 차입 규모도 2021년 말 9470억원에서 9월 말 1조8856억원으로 약 2배가량 뛰었다.
회사는 지난 9월부터 일부 아파트 건설현장 하도급 업체에 대금으로 60일 만기 어음을 지급했다. 어음 총 규모는 8억원 이상이다. 업계에 따르면 통상 현금 지급하는 현장 발주 공사대금을 어음으로 지급한 태영건설의 현 재무상황이 매우 어려운 것으로 보고 있다.
신용평가사들은 신용등급 조정에 나섰다. 지난주 한국신용평가는 태영건설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을 'A-(안정적)'에서 'A-(하향 검토)'로, 기업어음 신용등급을 'A2-'에서 'A2-(하향검토)'로 변경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지훈 한신평 연구위원은 "공사원가 상승과 영업자산 누적으로 현금흐름이 저하되는 상황에 분양예정·PF보증 사업장의 지방 분양이 큰 비중을 차지했다"며 "태영건설이 늘어난 재무부담을 단기간 내에 해소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태영건설은 PF차입금과 유동화증권 차환 관련 자금소요에 대응하기 위해 태영건설은 올해 약 1조원 규모의 유동성을 조달한 바 있다. 1월 지주회사인 티와이홀딩스로부터 4000억원의 자금을 차입했으며 9월에는 본사 사옥을 담보로 1900억원을 차입했다.
하반기 들어 계열 차원의 지원규모도 더욱 확대되고 있다. 계열사가 일부 PF유동화 증권을 직접 매입하는 한편 태영인더스트리 등 계열사의 최대주주 보유 지분이나 자산을 매각하는 방식이다. 이달 22일에는 이사회를 열고 고DL에너지가 최대주주로 있는 액화천연가스(LNG) 복합화력발전소 포천파워의 지분 15.5%를 265억원에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PF 대출 만기 압박은 여전한 상황이다. 건설업계는 이달 28일을 고비로 보고 있다. 서울 성동구 성수동 오피스2 개발사업에 관한 약 480억원 규모 PF 대출의 1차 만기일이 도래하는데, 대주단이 제시한 만기 연장 조건을 태영건설이 수용할 수 있을지에 관심이 모인다. 하지만 12월29일과 내년 1월 초 또 다른 만기가 줄지어 기다리고 있다.
태영건설 관계자는 "워크아웃은 검토 중인 여러 경영 정상화 방안의 하나일 뿐 확정한 것은 아니다"며 "28일에 만기가 돌아오는 PF를 잘 막으면 좋겠지만 그렇지 못하면 자율협약이나 법인회생 등을 시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영희 기자 chulsoofriend@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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