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드라진 실내공간 … 스무살 투싼, 어엿한 완성형 SUV로
기어셀렉터 있는 자리에
휴대폰 무선 충전 '파격'
주행때 불편함 없어 만족
중저속구간 가속력 장점
공조시스템 조작도 용이
주행보조 기능은 아쉬워
2004년 현대자동차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투싼'을 처음 출시할 당시의 표어는 '질주하라, 자유본능, 투싼'이었다. 2015년 3세대를 출시하면서는 'No Fear. Go Dynamic(두려움 없이 역동적으로)'이라는 표어로 오프로드 주행 성능을 강조했고 2020년 출시한 4세대는 'Stay Spacious'로 공간성을 강조했다.
출시 20년을 향해가는 투싼이 올해 부분변경을 통해 '더 뉴 투싼'을 출시하면서 내놓은 표어는 '날개를 달다'다. 공간성, 주행 성능, 오프로드 성능 등을 콕 집어 자랑했던 표어를 지우고 '완성'을 의미하는 문장을 새로 단 것은 현대차가 신형 투싼을 출시하면서 내놓은 자신감의 표현이었을까. 이틀간 시승한 더 뉴 투싼은 운전자의 실내 거주성 부문에서 부족함이 없는 완성형 SUV의 모습을 보여줬다.
시승을 진행한 차량은 1.6 가솔린 모델(2WD)로 풀옵션 모델이다. 가솔린 1.6 터보 엔진은 최고출력 180마력, 최대토크 27.0㎏f·m를 발휘한다. 지난 15일에서 17일까지 서울 양재, 성수, 마포 등 시내 주행을 위주로 차량을 운영했다. 투싼은 가솔린, 하이브리드, N라인 등으로 트림이 구성돼 있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실내, 그중에서도 암레스트 형상이다. 현대차는 투싼 부분변경 모델을 출시하면서 기존 암레스트를 하부 공간이 크게 마련된 '플로팅 콘솔'로 변경했다. 이 공간의 백미는 다른 차량과 달리 암레스트 상부에 자리 잡은 휴대폰 무선충전 공간이다. 안드로이드 오토가 대중화된 시대지만, 각종 애플리케이션(앱) 알림 등 안드로이드 오토가 대체하지 못하는 기능은 아직도 많다. 휴대전화를 간단하게 조작해야 할 일이 발생할 때 시야를 전방에서 떼고 허리를 숙여 휴대폰을 꺼내야 하는 불편함을 투싼은 암레스트 충전기를 통해 완전히 해결했다.
무선충전기가 암레스트에 위치하면서 기어 셀렉터는 스티어링 휠 뒤쪽으로 자리를 옮겼다. '아이오닉 5'에서부터 적용된 이 같은 칼럼식 기어 셀렉터에 대한 호불호가 갈리는 편이지만, 실제 주행해보니 불편함보다 편리함이 더 크게 다가왔다. 차량이 움직이는 방향대로 기어레버를 돌리는 직관적인 방식이라 빠르게 적응할 수 있었다. 특히 휴대폰 케이스를 끼워도 충전기가 작동한다는 점은 경쟁 차종 대비 장점으로 다가왔다.
부분변경을 통해 공조장치의 접근성을 높인 점도 높은 점수를 줄 만하다. 터치 방식이긴 하지만 열선 및 통풍 시트, 공조 시스템을 어렵지 않게 사용할 수 있었다. 이외에도 앞유리에 적용한 이중접합유리는 주행 중 풍절음을 줄이는 데 효과적으로 다가왔다. 1열 이중접합 차음 유리는 전체 트림에 기본으로 적용된다.
다만 주행 성능 부분에서의 불편함이 없진 않았다. 정지 상태에서 자동으로 브레이크를 잡아주는 '오토홀드' 기능을 사용한 상태에서 가속 페달을 전개할 경우 급격한 가속이 이뤄지면서 저속에서도 휠스핀이 발생하는 일이 종종 포착됐다. 그럼에도 고속도로 급차선 변경 등 순간 가속이 필요한 구간에서는 이 같은 저속 구간 가속력의 덕을 보는 일이 많았다.
일상 주행이 주된 사용 목적인 차종임에도 실내로 엔진음이 크게 유입되는 부분은 다소 불편하게 다가왔다. 엔진 배기량이 크지 않은 데다 가솔린 모델이라 고속 구간에서의 재가속이 빠른 편은 아니었는데, 엔진음과 실제 가속감의 매치가 이뤄지지 않아 답답한 느낌이 들었다.
반자율주행 기능의 경우 직선 구간에서의 주행 보조는 만족스러웠다. 하지만 스티어링 휠 타각이 30도 정도 돌아가는 코너에만 진입해도 조향 보조가 해제됐다. 해제 시 알림음이 없어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면 해제 여부를 쉽게 알아차리기 어려웠다.
'더 뉴 투싼 1.6터보(2WD)'는 인스퍼레이션 트림이 3439만원으로 빌트인캡, 파노라마선루프 등 풀옵션을 적용하면 3815만원이다.
[박제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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