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약’ 복용하는 노인, 낙상 위험 무려 3배
겨울철에는 몸이 움츠러들면서 미끄러지거나 떨어지는 낙상사고가 빈번히 일어난다. 국내 질병관리본부의 낙상 실태조사에 따르면 겨울철 낙상 입원환자는 다른 계절보다 10.4% 높은 51.7%로, 전체 낙상 환자 중 절반 이상이 겨울철에 발생한다. 65세 이상에서 낙상 입원환자가 급격히 증가하는데, 특히 뼈가 약하고 근육량이 적은 고령자에게 낙상사고는 치명적인 손상을 줄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낙상은 사고나 실신, 경련, 마비 등의 여러 원인에 의해 의도치 않게 바닥이나 아래쪽 표면으로 신체가 이동하는 것으로, 65세 이상 노인 인구의 약 35~40%가 연간 한 차례 이상 경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노인의 낙상 위험을 줄이기 위해서는 꾸준한 운동과 낙상 예방을 위한 가정 내 환경개선이 필요하다.
나이가 들면 신체기능이 약화되므로 의약품 사용에도 주의가 필요하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은 어르신들이 약을 복용하면서 부작용으로 낙상이 일어날 수 있는 것을 예방하기 위해 의약품 안전정보를 제공한다고 밝혔다.
“특정 약물 사용, 낙상 위험↑…어떤 약물이?”
뼈가 약한 어르신들은 낙상이 고관절이나 대퇴부 골절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아 수술이 필요할 수 있으며, 심한 경우 사망에 이를 수 있다. 특히, 혈관성 치매, 당뇨 합병증인 말초신경병증 등 노인 질환이 있는 경우 낙상 위험이 증가하며, 환자가 복용하는 의약품 부작용으로도 낙상이 발생할 수 있다. 어떤 약물이 낙상 위험을 증가시킬까.
알츠하이머성 치매 치료제 : 도네페질, 갈란타민, 리바스티그민 등은 어지러움, 운동기능장애 등을 일으켜 낙상을 유발할 수 있다.
말초신경병증 치료제 : 당뇨 합병증인 말초신경병증 치료제 성분인 가바펜틴, 프레가발린 등은 어지러움과 운동 신경을 둔화시켜 낙상을 유발할 수 있다.
마약성 진통제/삼환계 항우울제 : 트라마돌 등 마약성 진통제, 아미트립틸린과 같은 삼환계 항우울제 등 신경계에 작용하는 성분은 낙상을 유발할 수 있다. 특히, 마약성 진통제의 복용량과 낙상으로 인한 고관절 골절 발생은 상관관계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항고혈압제 : 항부정맥제, 이뇨제, 혈관확장 작용이 있는 항고혈압제는 낙상을 유발할 수 있다.
수면제/신경안정제 : 수면제나 신경안정제로 사용되는 벤조디아제핀 계열 의약품이나 수면제인 졸피뎀은 정신운동성 주의력을 떨어뜨리고 운동 반사를 둔하게 해 낙상을 유발할 수 있다.
최근 서울대병원운영 서울특별시보라매병원 의료질향상팀·약제부 공동 연구팀이 입원 노인 환자를 대상으로 낙상 위험을 높이는 약물을 분석한 결과, 항불안제를 복용하는 노인은 낙상 위험이 일반 노인의 3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항불안제와 마약성 진통제를 복약하는 경우 각각 2.94배, 1.88배 낙상 위험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약 여러 가지 복용해도 낙상 위험 증가할 수 있어”
약물 부작용뿐만 아니라 다약제 사용으로도 낙상 위험이 증가할 수 있다. 다약제 사용은 이미 여러 연구에서 낙상과 높은 상관도를 보이는 위험 요인으로 보고된 바 있다. 평가원은 “낙상 위험은 복용하는 의약품 성분 수에 비례해 서로 다른 성분의 의약품 9개를 복용하는 경우 4개 복용에 비해 낙상 위험이 3.3배 증가한다”라며, “어르신의 낙상을 줄이기 위해서는 최소한의 의약품을 복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권장했다.
반면, 서울대병원운영 서울특별시보라매병원 연구팀은 “다변량 모델 설계 시 일부 모델에서 다약제 복용이 낙상에 유의한 영향을 주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라고 밝혔다. 이는 다약제의 영향보다 특정 약물의 사용이 낙상에 더 주요한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낙상사고 예방하는 방법은?
낙상사고를 예방하려면 복용하고 있는 약 성분을 확인하고 치료에 필요한 최소한의 의약품만 복용해야 한다. 이 외에도 규칙적으로 운동하기, 시력에 맞는 안경 쓰기, 실내 환경을 안전하게 만들기 등의 방법들이 있다.
이미 넘어졌다면, 우선 호흡을 가다듬고 다친 곳이 없는지 살펴야 한다. 무작정 일어나기보다는 옆으로 누워 다리를 구부린 후, 양 팔꿈치나 양 손으로 몸을 일으킨다. 주변의 튼튼한 물체에 양손을 올려 놓고 몸을 당겨 무릎을 꿇고 힘이 좋은 쪽 다리를 앞으로 놓고 천천히 일어나도록 한다.
조수완 하이닥 건강의학기자 hidoceditor@mcircle.bi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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