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 처분 성가시죠? 대신 해줄게요 귀차니즘 솔루션 뜬다
MZ세대(1981~1996년생)가 사회의 주요 소비자로 부상했다. 이 중에서도 '귀차니즘'에 빠진 MZ 여성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스타트업들이 있다. 이 기업들의 제품이나 서비스는 패션부터 건강 분야, 심지어 맛집 예약 및 메뉴 주문까지 다양하다.
2021년 설립된 리클(대표 양수빈)은 입지 않는 옷, 신발, 가방, 모자 등을 원래 소유자로부터 구매해 와 깨끗하게 세탁해 재판매하는 기업이다.
아파트 등에 설치된 헌옷수거함에 들어가기 직전 단계의 옷을 원 소유자로부터 매입해오는 방식으로 사업을 운영한다.
양수빈 대표는 사업을 시작하게 된 계기로 '귀차니즘'을 꼽았다. 그는 "입지 않아 처치가 곤란한 옷들이 많았는데, 이것들을 버리자니 아깝고 중고로 팔자니 일일이 내놓기가 귀찮다는 마음이 들어 이 사업으로 스타트업을 시작하게 됐다. 우리 회사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들도 심정이 다르지 않았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리클이 옷을 매입해 온 고객 수는 현재까지 누적 240만명이 넘고, 그 중 무려 86%가 2030 MZ세대 여성들이다. 또 옷을 판매하기 위해 내놓으면 1주일 내 80% 이상이 팔릴 정도로 인기 또한 높다. 양 대표는 "남성들은 기본적으로 옷을 잘 버리지 않는 습관이 있는 데다, 옷에 여성들만큼 관심은 없다. 그러다 보니 여성 고객들이 유독 많은 듯하다"고 분석했다. 리클을 통해 의류를 구입하는 행위는 더 나아가 '의미 있는 소비'를 추구하는 MZ세대의 가치소비 성향과도 맞아떨어진다. 양 대표는 "옷을 구매하는 사람들은 '환경을 생각하는 것 같다'며 뿌듯해한다"고 설명했다.
패션뿐 아니라 건강 분야에서도 MZ여심을 사로잡은 스타트업이 있다. 2020년 설립된 모션랩스(대표 이우진)는 '닥터벨라'라는 여성건강 관리 앱을 운영하고 있다. 닥터벨라를 통해 여성병원 전문의와 1:1로 상담을 받을 수 있고, 같은 질환으로 고민하고 있는 여성들과 함께 정보를 나눌 수도 있다.
이우진 대표는 "대학교 졸업 이후, '핑크리본'이라는 유방건강캠페인을 진행하는 회사에서 콘텐츠 총괄 팀장으로 일을 했는데 당시 산부인과 및 유방외과 원장들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며 현재의 사업 모델을 구체화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여성들이 병원 방문을 미루거나 부담스러워 하며 질환이 악화되는 경우를 직접 보게 됐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서비스가 필요하다고 느껴 창업을 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닥터벨라는 전국 90개 산부인과와 제휴를 체결하고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누적 고객은 5만5000명인데 이 중 94% 정도가 MZ세대 여성이다. 특히 20대 초반부터 20대 중후반까지의 여성들이 60%에 달한다.
이 대표는 "닥터벨라는 여성 건강 관점에서 산부인과, 유방외과 등의 여성 병원 네트워크를 단단하게 확보하고 있고 이를 기반으로 믿을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는 점이 큰 차별점"이라고 강조했다.
2020년 설립된 창업인(대표 장하일)은 맛집 정보, 매장 예약 기능부터 스마트 오더 기능까지 한 번에 완료하는 오프라인 예약 주문결제 통합 서비스 '테이블로'를 운영 중이다. 고객 입장에서는 식당에서 자신의 차례를 기다릴 필요 없이 스마트폰으로 간편하게 주문 및 결제를 할 수 있기 때문에 굉장히 편리하다. 테이블에 부착된 스티커에 NFC 태그나 QR코드를 스캔해서 바로 음식을 주문할 수 있다.
이는 식당 사장님들에게도 긍정적인 부분이다. 선주문 또는 선결제 후에 예약을 확정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노쇼' 손님을 줄일 수 있다. 특히 테이블로는 여러 기업들과 이미 제휴를 맺어 매장에서 불편함 없이 누구나 쉽게 도입을 할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강점이다. 테이블로는 이를 바탕으로 현재 다양한 F&B 기업, 푸드코트 매장 등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테이블로의 고객층 역시 '귀차니즘'을 느끼는 MZ 여성 고객들이 대부분이다. 장하일 대표는 "아무래도 자신이 보유한 스마트폰을 통해 주문과 결제를 하다보니 MZ 세대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다"며 "지금까지 누적 서비스 이용 고객은 약 5만명이 넘는데 그 중 90% 이상이 MZ세대다. 또 그 중 여성 비율은 70%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이들 앱의 또 다른 공통점은 사람과의 직접 접촉을 최소화한 '비대면 서비스'라는 점이다. 이전까지 중고 의류를 사고팔 때나 병원에 상담을 받으러 갈때, 음식을 예약하고 주문할 때 필요했던 사람과의 접촉을 없앤 것이다. 비대면 서비스를 선호하는 MZ세대의 입맛에 딱 맞는 서비스를 제공한 게 또 하나의 성공비결인 셈이다.
[이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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