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민 고용률·남한생활 만족도 높아져…6명 중 1명은 차별 경험
국내 거주하는 북한이탈주민의 고용률이 3년 연속 상승하며 일반 국민과의 격차를 좁혔다. 반면 6명 중 1명꼴로 탈북민이라는 이유로 차별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남북하나재단이 27일 발표한 ‘2023 북한이탈주민 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만15세 이상 탈북민의 고용률은 지난 5월 기준 60.5%로 전년보다 1.5%포인트 상승했다. 탈북민 고용률은 2020년(54.4%) 이후 4년 연속 상승을 이어갔으며 재단이 2011년 실태조사를 실시한 이래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만15세 이상 전체 고용률(63.5%)보다는 3.0%포인트 낮았지만 지난해(3.8%포인트)보다 격차가 줄었다.
실업률은 전년 대비 1.6%포인트 하락한 4.5%로 실태 조사상 최저치였다. 전체 실업률(2.7%)과의 격차는 지난해 3.1%포인트에서 올해 1.8%포인트로 줄었다. 월평균 임금은 245만7000원으로 지난해보다 7만3000원(2.9%) 증가했다. 전체 임금근로자 월평균임금보다는 55만원 낮았다.
재단은 탈북민과 전체 임금근로자 간 임금격차에는 한국사회 전반의 성별 임금격차 효과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탈북민 인구는 여성이 70% 이상을 차지하는데, 고용률은 여성(56.6%)이 남성(72.3%)보다 크게 낮다. 여기에다 여성의 평균임금이 낮은 현실이 반영된 것이다.
임금근로자 평균 근속기간은 36.3개월로 지난해 대비 1개월 증가했다. 재단은 경제활동상태 지표 가운데 근속기간의 개선이 상대적으로 부진하다고 평가했다.
남한 생활에는 응답자 79.3%가 ‘만족한다’고 응답했다. 만족도는 2018년 72.5%를 기록한 이래 5년 연속 상승했다. 만족 이유로는 ‘자유로운 삶을 살 수 있어서’가 41.0%로 가장 높았고, ‘북한보다 경제적 여유가 있어서’(22.6%), ‘내가 일한 만큼 소득을 얻을 수 있어서’(19.4%)가 뒤를 이었다.
불만족 이유는 ‘(북한 등의) 가족과 떨어져 살아야 해서’(28.3%), ‘경쟁이 너무 치열해서’(20.6%), ‘탈북민에 대한 남한사회의 차별·때문’(17.7%) 순으로 나타났다. 10대에서는 ‘치열한 경쟁’(41.3%)이라고 답한 비율이 높았다.
재단은 “최근 신규 유입자가 적다 보니 기존에 거주기간이 긴 사람들 위주로 만족도가 유지되고 있다”며 “예전처럼 탈북민이 2000∼3000명씩 발생한다면 다른 모습을 보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탈북민이라는 이유로 ‘차별 또는 무시당한 경험’이 ‘있다’는 응답은 16.1%로, 최근 5년 중 최고치였던 지난해 19.5%에서 3.4%포인트 감소했다. 재단 관계자는 “차별·무시 경험이 높아지는 시기에는 언론에 탈북민에 대한 부정적 인식의 보도가 많이 등장하는 것을 볼 수 있다”며 “탈북민의 안 좋은 모습보다는 잘 정착하고 살아가는 모습이 언론에 자주 등장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미래에 대해서는 국민 평균보다 낙관했다. 개인의 ‘사회경제적 지위 개선 가능성’이 ‘높다’고 응답한 비율은 탈북민 71.3%, 일반 국민은 26.4%였다. 더 나은 남한 생활을 위해 필요한 지원’으로는 취·창업 21.7%, 의료 18.1%, 교육지원 14.3% 순으로 조사됐다.
조사는 1997년 1월∼2022년 12월 국내 입국한 만 15세 이상 탈북민 중 2500명을 대상으로 올해 5∼6월 시행했다.
박은하 기자 eunha999@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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