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 시장 찬물 끼얹나"…마운트곡스 보상 시작 영향은

이지영2 기자 2023. 12. 27.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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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과도한 우려 지양"


[서울=뉴시스]이지영 기자 = 매년 '코인 악재'로 꼽혔던 마운트곡스 리스크가 올해도 시장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 9년 만에 시작된 채권자 보상이 비트코인 약세를 유발한 것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단기적 매도 압력에 그칠 것이라며 과도한 우려는 지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2014년 해킹으로 파산한 일본 가상자산거래소 마운트곡스가 채권자들에게 현금 보상을 시작한 정황이 포착됐다.

"마운트곡스, 엔화로 보상 시작"

가상자산 전문 매체 코인텔레그래프는 26일(현지시간) "채권자들이 지난 2014년부터 마운트곡스에 묶여있던 비트코인에 대해 현금 보상을 받기 시작했다"며 "이를 알리는 글이 소셜 미디어에 등장했다"고 보도했다.

실제로 미국 최대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에는 이를 시사하는 게시물이 다수 올라온 상태다. 해당 게시물에 따르면 마운트곡스는 미국 온라인 결제서비스 업체 페이팔을 통해 채권자에게 일본 엔화로 보상금을 지급했다.

한 게시물을 올린 A씨는 "방금 지급받았다"며 페이팔 결제 영수증이 포함된 이메일의 캡처 화면을 첨부했다. 보상금을 지급받았다는 게시물이 처음으로 올라온 시기는 지난 21일로 알려졌다.

시장 출렁일까…전문가들 "최악에만"

사실상 매년 코인 시장에 공포감을 안겨준 마운트곡스 리스크가 현실화 된 셈이다. 그간 코인 투자자들은 마운트곡스가 배상을 시작하면 시장이 크게 출렁일 것이라고 우려해 왔다. 국내 코인러 사이에서도 마운트곡스 리스크는 '마곡'으로 불리며 대표 약세 요인으로 꼽혔다.

이는 마운트곡스가 채권자에게 배상할 비트코인 물량이 14만개(현재 시세 기준 8조4000억원 규모)에 달하기 때문이다. 해당 비트코인이 채권자에게 상환된 직후 시장에 곧바로 유통될 것이란 가정에서 이는 '잠재적 매도 물량'으로 인식됐다.

국내 가상자산 리서치 기업 임원은 "마운트곡스 리스크로 인한 매도 압력은 분명히 존재한다"며 "구글에 '마운트곡스'와 '상환 준비'를 검색하면 퍼드(FUD, 공포를 주는 불확실한 정보)가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마운트곡스가 전세계에서 비트코인을 5번째로 많이 보유한 점도 우려를 더한다. 이들이 보유한 비트코인은 채권자 상환 등을 목적으로 시장에 한 번에 풀릴 경우 시세 폭락으로 이어질 수 있는 규모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번에 보상이 시작되면서 마운트곡스가 보유한 비트코인을 매도하기 시작했다는 루머가 시장 안팎에서 나오기도 했다.

가상자산 전문 매체 핀볼드에 따르면 지난 9월 기준 비트코인 보유량 5위는 마운트곡스(20만개, 12조원 규모)다. 1위는 비트코인 창시자 사토시 나카모토로, 75만~110만개(45조원~66조원규모)를 보유한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전문가들은 마운트곡스발 매도 물량 폭탄이 최악의 경우를 상정한 것이라며 과도한 우려는 불필요하다고 선을 그었다.

주기영 크립토퀀트 대표는 "마운트곡스 이슈가 시장에 악영향을 줄지는 매도 물량이 어떤 형태로 풀리는지 실제로 확인해야 판단할 수 있다"며 "시나리오는 여러 가지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14만개가 모두 풀려 거래소로 들어가는 경우에만 매도 압력이 우려된다"며 "그 외에 알 수 없는 커스터디 지갑 등으로 들어간다면 채권 형태로 팔렸거나 기관들이 이미 만지고 있는 돈일 것이다. 이 경우에는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채권자 유형 혹은 채권자 투자 성향에 따라 발생할 수 있는 변수가 많다"며 "당장 매도 압력을 우려하기보다는 마운트곡스 지갑 모니터링 등을 통해 대응을 준비하는 것이 나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그에 따르면 이날 기준 마운트곡스 신탁 지갑이 보유 중인 비트코인이 외부 지갑으로 이체된 정황은 없다.

시장 영향이 있더라도 단기에 그칠 것이란 관측도 지배적이다.

마티 그린스판 퀀텀 이코노믹스 창립자는 "마운트곡스가 상환할 비트코인 규모는 시장이 단기간 흡수할 수 있는 수준"이라며 "이 문제로 발생할 잠재적 영향은 금방 가라앉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백훈종 샌드뱅크 최고운영책임자(COO)는 "비트코인 내러티브는 '불확실한 시장에서 믿을만한 안전자산'으로 바뀌고 있다"며 "마운트곡스 물량 덤핑 여부가 현재 내러티브에서는 단기적 악재지만, 이후 비트코인 내러티브가 변한 상황에서는 그 정도 악재로 시장이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비트코인은 마운트곡스 보상 시작 소식이 전해진 후 현재까지 약세를 보이고 있다. 원화 기준으로는 5600만원까지 밀려난 상태다. 이날 오후 2시 업비트 기준 비트코인은 0.51% 빠진 5674만원을 기록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jee0@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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