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바이오 플랫폼 3총사, JPMHC 앞두고 나란히 몸값 껑충

정기종 기자 2023. 12. 27.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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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테오젠·레고켐바이오·에이비엘바이오…나란히 6개월 신고가 경신
조단위 플랫폼 기술수출 성과 주목…JPMHC 기대감 속 각 사별 호재 부각


국내 대표 바이오 플랫폼 기업들의 주가가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해당 기업들은 각 사별 고유 플랫폼을 통해 굵직한 기술수출 성과를 쌓아왔다. 내달 열리는 'JP모건헬스케어 콘퍼런스'(JPMHC)가 기술수출 최대의 장으로 꼽히는 만큼, 플랫폼 기술 가치가 재차 부각된 것으로 풀이된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알테오젠과 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 에이비엘바이오 등의 주가는 최근 나란히 6개월 새 최고점을 기록했다. 이날 종가 기준 알테오젠이 127.8%로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고, 레고켐바이오는 66.9%, 에이비엘바이오는 23.8% 올랐다.

해당 기업들은 국산 바이오 플랫폼을 대표하는 기업들이다. 알테오젠은 정맥주사(IV)를 피하주사(SC) 제형으로 변경시키는 'ALT-B4' 기술을, 레고켐바이오는 항체-약물접합체(ADC)의 약물 효능은 높이고 부작용은 낮추는 '콘쥬올'(Conjuall)·'레고케미스트리'(LegoChemistry)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다. 에이비엘바이오는 항체 후보물질들의 치료 효능을 증가시키는 이중항체 플랫폼 '그랩바디' 원천기술을 보유한 기업이다.

바이오 플랫폼 기술은 약물을 인체에 효율적으로 전달하는 기술이다. 기술 범용성에 따라 특정 약물이 아닌 다양한 품목에 적용이 가능하다. 때문에 계약 형태에 따라 같은 기술로 다수 기술수출이 가능하다. 글로벌 제약사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기술수출을 노리는 국내 바이오기업들에게 안성맞춤인 기술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뿐만 아니라 신약 후보물질 발굴도 가능해 투트랙 전략 구사도 가능하다.

실제로 3사는 플랫폼 기술을 앞세워 대형 기술수출 성과를 연달아 내놨다. 알테오젠은 지난 2019년부터 4년간 매년 1건의 기술수출 계약에 성공하며 누적 7조원 이상의 계약 규모를 달성했고, 레고켐바이오는 13건의 원천기술 및 후보물질 수출로 누적 계약액 9조원을 넘어섰다. 에이비엘바이오는 지난 2022년 사노피에 1조4000억원 규모 파킨슨병 신약 후보물질을 이전하며 플랫폼 기술수출 대열에 합류했다.

3사는 그동안 축적한 성과에 줄곧 차세대 기술수출 주자로 지목돼 왔다. 최근의 주가 상승세 역시 바이오업종을 향한 내년도 우호적 전망과 다가오는 세계 최대 제약·바이오 투자행사인 JPMHC에 쏠린 기대감이 맞물린 것으로 보인다.

JPMHC는 매년 1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개최되는 행사다. 투자 행사 특성상 각 사별 성과 발표는 물론, 적극적인 파트너십 체결을 위한 미팅의 장이 마련된다. 한미약품을 기술수출 명가로 이끌었던 '랩스커버리'(2015년)와 유한양행의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렉라자'(2018년)도 그 해 JPMHC를 통해 기술수출에 성공했다. 에이비엘바이오 역시 2022년 행사를 통해 사노피와 파트너십을 맺었다.

각 사별 최근 호재 역시 주가 상승세에 힘을 실었다. 알테오젠은 지난 2020년 글로벌 10대 제약사 중 한 곳과 맺은 4조원대 기술수출 계약의 조건 변경 협상 진행 소식이 주가를 끌어올렸다. 당초 비독점 계약을 독점 계약으로 전환하는 것이 골자다. 글로벌 대형사가 회사의 기술력을 인정한 것을 물론, 계약 변경에 따른 추가금 수령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기대감이 커졌다.

레고켐바이오는 지난 26일 얀센과 2조2000억원대 계약 사실을 알리며 또 한번 기술력을 입증했다. 플랫폼 기술을 적용한 고형암 신약 후보물질 개발 및 상용화에 대한 기술이전으로 반환 의무 없는 계약금만 1억달러(약 1300억원)에 이른다. 레고켐바이오의 연간 매출액은 300억원대 초반이다.

위해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얀센과의 계약에 레고켐바이오 ADC 플랫폼 기술 가치도 상승 중"이라며 "특히 레고켐바이오는 타깃 위주로 진행되는 최근 ADC 기술거래 트렌드에 맞춰 계열 내 최초 신약을 위한 신규 ADC를 발굴 중이다. 추가 기술수출 가능성이 남아있으며 파트너사의 긍정적인 임상 중간결과가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이밖에 에이비엘바이오는 지난 10월 로슈가 단일항체 '간테네루맙'에 혈액뇌관문(BBB) 셔틀 플랫폼 '그랩바디-B'를 접목한 '트론티네맙'의 알츠하이머 임상 1/2상에서 긍정적인 초기 성과를 거두며 기대감이 커진 상태다. 또 레고켐바이오가 시스톤파마에 수출한 계약건에 공동 개발사로 참여한 만큼 동반 가치 상승 효과도 누릴 수 있다.

3사는 내달 8일(현지시간)부터 열리는 'JPMHC 2024'에 나란히 출격한다. 기존 계약을 체결한 파트너사는 물론, 잠재적 신규 파트너들과의 개별 미팅을 통해 추가 기회 창출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정기종 기자 azoth4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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