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국민의힘 탈당, 모든 정치자산 포기…올바름의 힘 믿는다”

2023. 12. 27.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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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원구 갈빗집서 탈당 회견…“당 아닌 대한민국이 비상”
“콜로세움 발길 멈춰달라”…여야 진영·대립 정치 비판
“신당서 위기 직시하고 당당하게 표 떨어지는 이야기할 것”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27일 오후 서울 노원구 한 식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의힘 탈당과 향후 정치 행보에 대해 밝히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김진 기자]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27일 탈당을 선언했다. 이 전 대표는 “변화가 없는 정치판을 바라보며 기다릴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제가 하는 신당에서는 이 위기를 정확하게 직시하고 당당하게 표 떨어지는 이야기하겠다”며 창당을 공식화했다.

이 전 대표는 이날 오후 서울 노원구의 한 갈빗집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저는 오늘 국민의힘을 탈당한다. 동시에 국민의힘에 제가 가지고 있던 모든 정치적 자산을 포기한다”고 밝혔다. 그는 “사실 저는 얼마든지 기다릴 수 있다”며 “실제로 이미 몇 달 전 책임 있는 사람으로부터 ‘총괄 선거대책위원장’ 등 의 자리도 제안받은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전혀 마음이 동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비상상태에 놓인 것은 당이 아니고 대한민국”이라며 “마냥 기다릴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전 대표는 상대방을 ‘적’으로 규정하고 극한 대립으로 치닫는 정치권을 비판했다. 그는 “대통령 선거가 끝난 지 2년이 다 되어 가는데도 왜 적장을 쓰러뜨리기 위한 극한 대립, 칼잡이의 아집이 우리 모두의 언어가 되어야 하는가”라며 “정치는 대중의 삶을 더 나은 방향으로 바꾸는 노력”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제 시민 여러분께서 상대를 쓰러뜨리기 위한 검투사의 검술을 즐기러 콜로세움으로 가는 발길을 멈춰 주시라”며 “아고라에 오셔서 공동체의 위기를 논의하는 책임 있는 정치인들에게 성원을 보내주시라”고 호소했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27일 오후 서울 노원구 한 식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의힘 탈당과 향후 정치 행보에 대해 밝히고 있다. [연합]

이 전 대표는 신당 창당을 언급하며 “해열제와 진통제를 남발하여 이제는 주삿바늘을 꽂을 혈관도 남아있지 않은 대한민국의 중차대한 문제들을 솔직하게 다루겠다”고도 했다. 일례로 “이공계 인재를 육성하겠다고 하면서 반도체 웨이퍼와 포토마스크를 흔들며, 다른 한쪽에서는 의대 정원을 세배 가까이 늘리는 것을 검토한다면 최상위급 이공계 인재들은 연구개발에 뛰어들어야 한다는 이야기입니까, 아니면 의대생이 되어야 한다는 이야기입니까”라고 말했다.

또 “지방 대학을 중심으로 등록 인원의 절반이 이름만 올려놓은 가짜 대학생인 학교가 늘어가고 있는데 시민의 세금을 대학 등록금 지원에 무조건 더 투입하겠다는 것이 교육개혁인가”라며 “저출산의 여파로 전방을 지킬 병사가 부족하다면 적극적인 감군계획을 제시하는 것이 책임 있는 정치의 모습일 것”이라고 하기도 했다. 정부의 수능 킬러문항 배제 방침에 대해선 “벡터와 미적분을 고등학교에서 제대로 배우고 평가받지 못한 학생들은 해외의 이공계 인재들과 어떻게 경쟁해야 하는 것인가”라고 지적했다.

연금개혁과 관련해서는 “적립식 국민연금이 저출산과 맞닥뜨려 한계에 도달했고, 지금 이대로 가면 지금 연금을 납부하는 세대는 연금을 받을 수 없을 것이라는 현실을 직시하고 부과식으로의 전환을 조금씩 준비하자는 이야기를 왜 시작하지 못하는가”라고 반문했다.

이 전 대표는 “무책임한 현재의 위정자들과 다르게 저는 제가 지금 하는 주장과 선택에 대해서 30년 뒤에도 살아서 평가를 받을 확률이 높다”며 “오직 제가 믿는 것은 용기와 올바름의 힘이다. 저는 일신의 안위와 영달을 위해 그 칼날을 두려워하거나 순치되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준석이 정당을 끌어 나갈 돈이 있느냐, 사람이 있느냐 설왕설래한다”며 “3000만원으로 전당대회를 승리하는 방식이 정치개혁의 실증적 사례였던 것처럼, 나눠줄 돈과 동원할 조직 없이 당을 만들어 성공한다면 정치의 문화가 확 바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대한민국 시민 여러분 모두를 미래의 정치로 초대하겠다. 참여하실 때 십시일반의 밥 한 숟가락씩만 주시라”며 “노무현 대통령에게 모인 돼지저금통을 기억하는 우리가 20년이 지나 많은 것이 더 발달한 지금, 왜 그 방식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해야 하나”라고 덧붙였다.

soho0902@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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