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의 새로운 지평을 그리는 AI의 붓질[백인혜의 SNS 톡톡]
최근 인공지능(AI)을 활용한 미디어파사드 전시를 홍보하면서 ‘AI가 우리 삶의 다양한 부분에 깊숙하게 자리하는구나’를 느꼈다. 요즘 예술가들은 AI와의 협업을 통해 새로운 창작 방식을 경험하고 있다. 과거의 AI는 데이터와 패턴을 학습해 대상을 이해하는 인식형이었다면, 지금의 AI는 아이디어를 데이터와 알고리즘으로 해석한 후 그 해석을 바탕으로 새로운 예술적 형태의 언어를 만들어 낸다.
AI 시각예술 영화 ‘서울 도시 전설’은 프랑스 작가 스테판 모의 ‘‘울 마을들: 귀신동 그리고 다른 서울 도시 전설들’과 ‘서울 도시 전설’의 단편소설들을 기반으로 제작됐다. 20분가량의 숏폼 4편이 모인 옴니버스 작품으로 서울과 관련된 각종 전설과 괴담, 미래상 등을 소재로 다뤘다. ‘AI 수로부인’ 또한 현대미술과 한국고전을 엮은 ‘AI 영화’로 고대가요 ‘구지가’와 향가 ‘해가사’ ‘헌화가’의 내용에서 영감을 받은 작품이다. 생성형 AI의 민낯을 보여주려는 목적으로 최대한 수작업을 자제했다고 한다.
지난 9월 DALL-E 3가 출시되면서 이전보다 정교하고 고품질의 이미지를 생성하고, 길고 자세한 프롬프트에도 정확한 이미지 생성이 가능하다. 지난 11월 출시된 Stable 3D는 질감 있는 3D 객체를 생성하는 AI 기반 앱으로 비전문가가 초안 수준의 3D 모델을 몇 분 안에 생성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이처럼 AI의 등장은 예술을 더 많은 사람들에게 열어주었다. 이제 누구나 AI를 통해 예술 창작의 세계에 발을 들일 수 있다. 이는 예술의 경계를 확장하고, 더 다양하고 풍부한 예술적 표현을 가능하게 한다.
그럼에도 AI와 예술의 결합은 서사적 연결성이나 깊이가 부족하고, 인간의 감성을 완전히 이해하거나 표현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예술가로서 AI가 만들어 내는 작품의 저작권, 개인정보 보호, 기술의 책임 있는 사용에 대해 심사숙고해 하는 윤리적 부분도 있다.
실제로 지난 10월 미국 캘리포니아 지방법원에서는 이미지 생성 AI 관련 기업들을 상대로 한 예술가 3명이 제기한 저작권 소송이 열렸다. 일단 예술가들의 주장은 기각됐다. AI는 새로운 이미지를 생성할 때 다양한 아티스트의 작품을 참조하기 때문에 생성 이미지가 저작권이 있는 특정 작품과 실질적으로 유사하다는 것을 증명할 수 없다면 원작 침해를 인정받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법원의 판결에 따르면 “원고가 이미지 생성 AI 모델을 훈련하는 데 사용된 모든 이미지가 저작권으로 보호돼 있거나 이미지 생성 AI 모델을 통해 출력된 모든 이미지가 저작권이 있는 훈련 이미지에 의존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는 것이다. 물론 좀 더 정밀한 분석 자료를 제시할 경우에는 아티스트들이 승리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도 나온다.
AI는 새로운 동반자로서 예술 창작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주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예술의 핵심은 여전히 인간의 감성과 창의력에 있다. 이러한 기술의 사용은 창의적인 인간의 감성과 결합될 때 가장 효과적일 것이다. AI는 도구로서 유용하지만 콘텐츠의 본질과 창의성은 여전히 인간에게 달려 있다.
■백인혜는 누구?
백인혜 칼럼니스트는 편집디자이너 출신의 SNS 마케터다. 오랜 직장 생활과 프리랜서 경험을 바탕으로 2020년 SNS 마케팅 기업 ㈜트렌드넷을 설립했다. 서울시패션제조지원센터 금천솔루션앵커의 공동운영사이며, 다양한 기업의 온라인 홍보 채널 관리 및 컨설팅을 제공, 여러 기관들과 지역축제와 문화마케팅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SNS 마케팅 전략 강사로도 활동한다. 저서로 ‘힙피플, 나라는 세계’(포르체)가 있다.
SNS마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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