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이씨 마약 투약 의혹 '공소권 없음' 방침 이씨 입건 뒤 두 달간 이어진 경찰 수사, 경과는? "공갈 피의자들 진술에 신빙성 있나?"…편파 수사 의혹도 이씨 협박 '공갈사건'은 계속 수사…다른 마약 피의자 수사도 정상 진행
2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와룡공원 인근에서 마약 투약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는 배우 이선균(48)이 숨진 채 발견된 가운데 현장이 통제되고 있다. 박종민 기자
마약 투약 의혹으로 경찰 수사를 받던 배우 이선균(48)씨가 27일 숨지면서 관련 수사도 '공소권 없음'으로 마무리될 전망이다.
경찰, 이씨 마약 투약 의혹 '공소권 없음' 방침
27일 경찰에 따르면 이씨의 마약 투약 의혹을 수사한 인천경찰청 광역수사대 마약범죄수사계는 피의자 신분인 이씨가 사망함에 따라 '공소권 없음'으로 그와 관련한 수사를 종결할 방침이다.
불기소 처분의 일종인 '공소권 없음'은 피의자가 사망해 기소할 수 없는 상황 등 수사 실익이 없다고 판단될 때 내려진다.
앞서 서울 성북경찰서는 이날 오전 10시 30분쯤 서울 성북구 일대에서 이씨가 차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날 오전 10시 12분쯤 '이씨가 유서로 추정되는 문서를 작성하고 집을 나갔다'는 이씨 매니저의 신고를 받고 출동해 숨진 이씨를 발견했다.
발견 당시 이씨의 차량 안에서는 극단적인 행동을 추정할 수 있는 물건이 함께 있었다.
이씨 입건 뒤 두 달간 이어진 경찰 수사, 경과는?
이씨의 마약 투약 의혹이 불거진 건 지난 10월 19일이다. 국내 유명 배우가 마약류 관린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입건 전 조사(내사)를 받고 있다는 내용이 공개되면서 파장이 일었다.
당시에는 이씨 실명이 보도되진 않았지만 다음날 그의 소속사가 공식 입장을 통해 "이선균은 (마약) 사건과 관련된 인물로부터 지속적인 공갈과 협박을 받아왔다"고 밝히면서 대중에게 관련 수사 사실이 알려졌다.
마약 투약 혐의를 받고 있는 배우 이선균이 28일 오후 인천 남동구 논현경찰서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 인천=황진환 기자
인천경찰청 마약범죄수사계는 지난 10월23일 이씨를 마약류관리에 관한 법률상 대마와 향정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당시 경찰은 서울 강남의 한 유흥업소 관련 마약 첩보를 수사하던 중 이씨의 마약류 투약 혐의를 포착했다.
경찰은 이씨가 올해 초부터 대마초 등 여러 종류의 마약류를 투약했다고 판단했다. 이와 관련해 경찰은 지난 10월 28일과 지난달 4일, 지난 23일 등 3차례 피의자 신분으로 이씨를 소환 조사했다. 경찰은 또 이 과정에서 이씨 외에 공갈 사건 피의자이기도 한 유흥업소 실장 A씨(29·여)를 비롯해 가수 지드래곤(본명 권지용·35) 등을 잇따라 입건하고 수사를 확대했다.
경찰은 이씨를 대상으로 소변을 활용한 간이 시약 검사에 이어, 모발 등을 채취해 진행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정밀 감정을 받았지만 모두 '음성' 판정을 받았다.
"공갈 피의자들 진술에 신빙성 있나?"…편파 수사 의혹도
이씨는 19시간의 고강도 조사가 이뤄졌던 지난 24일 3차 소환조사를 마치고 나오면서 취재진에 "(경찰은) 저와 공갈범 사이에 어느 쪽에 진술 신빙성이 있는지 판단해 주길 바란다"며 경찰 수사가 공갈 범죄 피의자들의 입장을 중심으로 편파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것처럼 말하기도 했다.
마약 투약 의혹과 관련한 '직접 증거'였던 간이시약검사와 국과수 정밀검사에서 모두 '음성'이 나왔기 때문이다.
숨지기 전날인 26일에는 경찰에 공갈 피의자들과 자신의 진술 간 신빙성을 가려줄 것을 주장하며 '거짓말 탐지기 조사'를 요청하기도 했다.
이씨 협박 '공갈사건'은 계속 수사…다른 마약 피의자 수사도 정상 진행
지난 23일 이씨에 대한 3차 소환 조사를 마친 경찰은 조만간 수사를 마무리 지을 예정이었다. 그러나 이씨가 갑자기 숨지자 안타까움과 함께 수사 장기화·편파 수사 등의 의혹에 대한 입장도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이씨가 사망해 안타깝다"면서도 "이번 사건과 관련한 다른 피의자들의 수사는 절차에 따라 계속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2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와룡공원 인근에서 마약 투약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는 배우 이선균(48)이 숨진 채 발견된 가운데 현장이 통제되고 있다. 박종민 기자
경찰은 이씨 수사와 관련한 강압 수사 의혹에 대해 이씨가 조사를 받으면서 극단적 선택 징후를 보이지 않았고, 모든 조사가 이씨의 동의와 변호인 동석 아래 진행됐기 때문에 의혹은 사실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또 이씨가 조사를 받는 장면 모두 영상으로 남아 있어 확인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또 "이씨가 고소한 공갈사건 역시 반의사불벌죄에 해당하는 범죄가 아니기 때문에 수사를 이어갈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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