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탈당 선언…“콜로세움 아닌 아고라로”

이현수 2023. 12. 27.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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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유튜브 '여의도재건축조합' 갈무리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오늘(27일) 국민의힘 탈당을 선언하며 신당 창당을 공식화했습니다.

이 전 대표는 오늘 오후 서울 노원구 소재의 한 식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저는 오늘 국민의힘을 탈당한다"며 "국민의힘에 제가 가지고 있던 모든 정치적 자산을 포기한다"고 밝혔습니다.

이 전 대표는 "정치를 시작한 지 12년째 되는 오늘을 그날로 정해놓고 지난 몇 달간 많이 고민했다"며 "탄핵의 상처를 겪은 당원들에게 어떻게든 승리의 기쁨을 안겨야 하는 당위적 목표 속에서 때로는 대선 후보를 강하게 억제해야 할 필요가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좋았던 결과보다도 그 과정이 불편하셨던 당원이 계신다면 이 자리를 빌려 죄송하다고 말씀드린다"고 언급했습니다.

이 전 대표는 "이미 몇 달 전 책임 있는 사람으로부터 '총괄 선거대책위원장' 등의 자리도 제안받은 적이 있다. 그런데 전혀 마음이 동하지 않았다"며 "오늘 제 선택은 제 개인에 대한 처우, 저에게 가해진 아픈 기억 때문에 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비상상태에 놓인 것은 당이 아니고 대한민국이다. 마냥 기다릴 수 없다"며 "선출되지 않은 누군가가 모든 유무형의 권력을 휘두르며 대한민국을 쥐락펴락하는 모습, 그 사람 앞에서 법과 상식 마저 무력화되는 모습이 반복되는 것은 다시는 경험하고 싶지 않은 트라우마"라고 말했습니다.

이 전 대표는 "대통령 선거가 끝난 지 2년이 다 되어 가는데도 왜 적장을 쓰러뜨리기 위한 극한 대립, 칼잡이의 아집이 우리 모두의 언어가 되어야 하냐"고 비판했습니다.

또 "대통령과 당대표가 모두 군인인 시대를 겪어내고 이겨냈던 우리가 왜 다시 한번 검찰과 경찰이 주도하는 정치적 결사체 때문에 중요한 시대적 과제들을 제쳐놓고 극한 대립을 강요받아야 하느냐"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이제 시민 여러분께서는 상대를 쓰러뜨리기 위한 검투사의 검술을 즐기러 콜로세움으로 가는 발길을 멈춰 달라"며 "아고라에 오셔서 공동체의 위기를 논의하는 책임 있는 정치인들에게 성원을 보내달라"고 강조했습니다.

이 전 대표는 아울러 "내년 4월, 대통령 한 사람이 아닌 상계동의 꿈, 보편적인 민주 시민의 고민을 담아낼 수 있는 새로운 정당이 여러분을 대표할 수 있도록 제 모든 것을 쏟아부어 정진하겠다"며 "훗날 오늘의 제 약속이 '상계동 마포참숯갈비 선언'이라고 위키 한 자락에 기록될 수 있도록 견마지로를 다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현수 기자 soon@ichanne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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