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 이스라엘에 32조 투자···"삼성 파운드리 추월할 것"

실리콘밸리=윤민혁 특파원 2023. 12. 27.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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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왕좌' 탈환을 향해 진격하는 인텔이 전쟁 중인 이스라엘에 250억 달러(약 32조 5000억 원)를 투자해 반도체 파운드리를 신설한다.

인텔은 세계 각지에 공장을 신설하는 한편 2나노(㎚·1㎚는 10억 분의 1m) 이하 초미세 공정 진입을 위한 필수 장비인 ASML '하이 뉴메리컬어퍼처(NA) 극자외선(EUV)' 1호기를 선점하는 등 공격적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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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등에 공장 구축···공격 채용도
ASML '하이 NA EUV' 6대 선점
美, 칩스법으로 전방위 지원 나서
[서울경제]

‘반도체 왕좌’ 탈환을 향해 진격하는 인텔이 전쟁 중인 이스라엘에 250억 달러(약 32조 5000억 원)를 투자해 반도체 파운드리를 신설한다. 인텔은 세계 각지에 공장을 신설하는 한편 2나노(㎚·1㎚는 10억 분의 1m) 이하 초미세 공정 진입을 위한 필수 장비인 ASML ‘하이 뉴메리컬어퍼처(NA) 극자외선(EUV)’ 1호기를 선점하는 등 공격적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일각에서는 미국의 정책적 지원을 등에 업은 인텔이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2위 자리를 위협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인텔 이스라엘 본사. 인텔은 1974년 이스라엘에 진출해 이미 4개 공장을 운영 중이다. 사진제공=인텔

26일(현지 시간) 로이터 등에 따르면 인텔이 이스라엘 중부에 새 파운드리 ‘팹38’을 건설하기로 했다. 총 투자액은 250억 달러로 이스라엘 역대 최대 규모의 외국인 직접투자(FDI)다. 가동 목표 시점은 2028년이다.

베잘렐 스모트리히 이스라엘 재무부 장관은 “절대 악과 전쟁 중인 시점에 인텔이 전례 없이 큰 규모의 투자를 승인한 것은 이스라엘 경제를 신뢰한다는 뜻”이라고 강조했다.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이 진행 중이지만 인텔은 이스라엘 안보를 신뢰하는 듯하다. 이스라엘 정부도 총 투자금의 13%인 32억 달러의 보조금을 제공하며 힘을 보탰다.

인텔은 이스라엘 외에도 글로벌 각지에 투자를 넓혀가고 있다. 독일 마그데부르크에 300억 유로 이상을 투입해 파운드리 2곳을 만들 계획이다. 폴란드와 말레이시아에도 패키징 공장을 구축한다. 인텔은 ‘탄탄한 글로벌 공급망’을 무기로 파운드리 시장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TSMC는 실질적으로 대만에서만 생산이 가능하다. 삼성전자도 미국 오스틴 외에는 한국에만 공장이 있다. 반면 인텔은 지정학적 위기에도 세계 각지에 반도체 공급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는 중국의 대만 침공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는 현실 인식과 궤를 같이한다. 동아시아가 혼란에 빠질 시 글로벌 반도체 업계의 ‘대안’으로 인텔이 나서겠다는 전략이다.

팻 겔싱어 인텔 최고경영자(CEO)는 2022년 공개 석상에서 “세계는 지리적으로 균형 잡히고 탄력적인 공급망을 필요로 하지만 대만은 불안정하다”며 “향후 50년간은 석유보다 반도체 공장 위치가 더 중요해질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미국 정부 또한 본토 내 반도체 생산을 촉진하는 ‘칩스법’과 함께 군사용 반도체 독점 생산권까지 넘기며 인텔 지원사격에 나섰다.

인텔은 1호기를 포함한 하이 NA EUV 6대를 선점해 TSMC와 삼성전자보다 한 발 빨리 2나노 공정에 진입할 계획이다. 공격적 채용에도 나섰다. 이날 기준 인텔은 총 1773개 직무에서 채용을 진행하고 있다. 이 중 443개가 파운드리 관련이다. 현재 모바일·가전·반도체를 포함한 삼성전자의 채용 직무는 508개로 이 중 연구개발(R&D)·제조·생산 직렬은 132개에 불과하다.

일각에서는 인텔이 삼성전자를 제치고 파운드리 2위에 오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시장조사 기관 노스랜드캐피털마켓은 “인텔 파운드리 분사 시 기업가치는 즉각 1000억 달러(약 130조 원)를 넘어설 수 있다”며 “인텔이 파운드리에서 삼성전자를 뛰어넘고 TSMC에 이은 세계 2위 기업으로 자리 잡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리콘밸리=윤민혁 특파원 beherenow@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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