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연결] 이준석 국민의힘 탈당·신당 창당 회견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오늘(27일) 예고대로 국민의힘을 탈당하고 신당 추진에 나섭니다.
회견 현장으로 함께 가보시죠.
[이준석 / 전 국민의힘 대표]
오늘 기자회견문을 쓰고 보니까 생각보다 좀 깁니다.
예, 할 말이 많았던 것 같은데 한 1/3 정도로 추렸더니만 A4용지 5장이 나오네요.
그래 가지고 아마 언론인들 취재하실 때 전문은 아마 그대로 제가 읽어가지고 고생이 없으시도록 하겠습니다.
사랑하는 시민 여러분, 정치를 시작한 지 12년째 되는 오늘을 그날로 정해 놓고 지난 몇 달간 정말 많이 고민했습니다.
국민의힘에서 함께한 세월 가볍지 않았던 영광의 순간들과 분노의 기억들은 교대로 제 팔을 양쪽으로 잡아끌었습니다.
저를 대표로 선출해 주셨고 각자의 위치에서 대선과 지선 승리에 앞장서 주신 당원들께 그동안 형용할 수 없을 만큼 감사했습니다.
지난 대선과 지선의 연승은 당원들의 도움과 사랑 없이는 이뤄낼 수 없었습니다.
탄핵의 상처를 겪은 당원들에게 어떻게든 승리의 기쁨을 안겨야 하는 당위적 목표 속에서 때로는 대선 후보를 강하게 억제해야 할 필요가 있었습니다.
젊은 세대가 정치의 중심에 설 수 있도록 당내 시대착오적 관행과 그리고 관성과 강하게 맞서야 할 필요도 있었습니다.
좋았던 결과보다도 그 과정이 불편하셨던 당원이 계신다면 이 자리를 빌려 죄송하다고 말씀드립니다.
호사가들은 국민의힘과 보수 진영의 현 상황이 그토록 안 좋다면 지금은 때를 기다리고 기회를 보라고 저에게 이야기합니다.
3년 전의 저라면 아마 그런 이야기를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와신상담, 과하지욕과 같은 고사성어를 되뇌며 당을 위한 헌신 같은 여의도 방원을 입 밖으로 내었을 것입니다.
사실 저는 얼마든지 기다릴 수 있었습니다.
이런들 어떠하며 저런들 어떠하냐는 자세로 때로는 영달을 누리고 때로는 고생을 겪으며 만수산 드렁칡과 같이 얽혀 살 수도 있었습니다.
실제로 이미 몇 달 전 책임 있는 사람으로부터 총괄선대위원장 등의 자리도 제안받은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전혀 마음이 동하지 않았습니다.
오늘 제 선택은 제 개인에 대한 처우 그리고 저에게 가해졌던 아픈 기억 때문에 하는 것이 아닙니다.
저는 고개를 들어서 과거가 아닌 미래를 봤습니다.
비상 상태에 놓인 것은 절대 당이 아닙니다.
바로 대한민국입니다. 마냥 기다릴 수 없었습니다.
정확히는 대한민국이 변화가 없는 정치판을 바라보며 기다릴 수 있는 여유가 없었습니다.
저는 탄핵을 겪으며 비선은 있고 비전은 없는 대한민국을 다시는 용납하지 않겠다고 스스로 다짐했습니다.
선출되지 않은 누군가가 모든 유무형의 권력을 휘두르며 대한민국을 쥐락펴락하는 그 모습.
그 사람 앞에서 법마저 무력화되는 모습이 반복되는 것은 다시는 경험하고 싶지 않은 저의 그리고 국민 모두의 트라우마일 것입니다.
저는 잠시 보수 정당에 찾아왔던 찰나와도 같았던 봄을 영원으로 만들어내지 못한 스스로를 다시 한번 질책하고 반성합니다.
그들의 권력욕을 진압하지 못했던 오류를 반성합니다.
모든 것이 제가 부족한 탓입니다.
저는 오늘 국민의힘을 탈당합니다.
동시에 국민의힘에 제가 가지고 있는 모든 정치적 자산을 포기하겠습니다.
과거의 영광과 유산에 미련을 둔 사람은 절대 선명한 미래를 그릴 수 없습니다.
존경하는 시민 여러분 이제 대한민국의 공용어는 바로 미래여야 합니다.
지금도 누군가는 대한민국의 위기 속에서도 상대를 악으로 규정하고 청사라는 것을 소명이라고 생각하고 그 방향으로 시민들을 이끌려고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마상득지, 마상치지라는 말이 있습니다.
말 위에서 천하를 얻는다 하더라도 계속 그 천하를 말 위에서 다스릴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대통령 선거가 끝난 지 2년이 다 되어 가는데도 왜 적장을 쓰러뜨리기 위한 극한 대립. 칼잡이의 아집이 우리 모두의 언어가 되어야 합니까?
정치는 대중의 삶을 더 나은 방향으로 가꾸는 노력입니다.
이제 시민 여러분께서는 상대를 쓰러뜨리기 위한 검투사의 검술을 즐기러 콜로세움으로 가는 발길을 멈춰 주십시오.
시민 여러분께서 수고로우시겠지만은 아고라에 오셔서 공동체의 위기를 논의하는 책임 있는 정치인들에게 성원을 보내주십시오.
우리 이제 다 같이 자세를 고쳐 앉았으면 좋겠습니다.
진영 논리에 휩싸여서 우리 팀에 발생한 문제는 좋은 게 좋은 거지 하고 넘어가고.
그 모습에 정작 미래를 고민하는 젊은 세대는 정치를 내로남불의 장으로 보며 외면하게 되었습니다.
언제까지 우리는 학교에서 이 이상을 가르치면서 이상적이지 않은 현실을 강제하는 이중적인 대한민국으로 남아있어야 합니까?
참되어라 바르거라 선생님이 가르치신 대로 살면 딜레탕트가 되어서 조소를 받고 교과서로는 민중항거인 4.19과 5.18을 가르치면서 민주주의의 근본이 무너지는 현실을 놓고 투표장에서는 차악을 선택한다는 미명하에 진영 논리로 일관합니다.
배운 대로 살지 못한다면 배워서 무엇에 쓰겠습니까? 과거 정치군인들은 북한의 위협을 항상 강조했습니다.
그리고 비상 선포를 통해서 많은 자유를 억압했습니다.
놀랍게도 소위 직업군인이라는 그들은 실제로 쿠데타를 위해 전방 사당까지 동원하는 등 국가 안보를 최우선에 놓고 일을 처리하기도 않았습니다.
대통령과 당대표가 모두 군인인 시절을 겪어내고 이겨냈던 우리가 왜 다시 한번 검찰과 경찰이 주도하는 정치적 결사체 때문에 중요한 시대적 과제들을 제쳐놓고 극한 대립을 강요받아야 합니까?
시민 여러분, 여러분의 미래, 여러분의 자녀의 미래 그리고 손자, 손녀의 미래가 단순히 조금이라도 덜 나쁜 사람에게 맡겨져야 된다고 생각해서 이 황당한 검투사 간의 랠리를 이어가는 것입니까?
그 랠리를 여러분께서 즐겨주시니까 어느 정치세력도 미래와 대안을 놓고 더 이상 고민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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