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골칫거리 ‘헬스케어타운’ ‘예래휴양단지’ 언제쯤 정상화되나
JDC, 7년간 방치 헬스케어타운
녹지제주 자산 매입 직접 사업 추진
국제적인 의료관광단지와 휴양단지로 육성하기 위해 제주 서귀포시에 추진됐던 대규모 개발사업인 헬스케어타운과 예래휴양형 주거단지 조성사업. 하지만 각종 논란과 소송으로 2곳 사업 모두 수년째 중단된 상태다. 애초 계획대로라면 인파가 넘쳐야 할 단지에는 짓다 만 건물들만 회색빛 뼈대를 드러낸 채 방치돼 있었다.
헬스케어타운과 예래휴양형주거단지 사업을 정상궤도로 올리기 위한 행보가 최근 시작됐다. 애물단지로 전락한 대규모 개발이 지역에 활기를 불어넣을 사업으로 재탄생할 수 있을지 시선이 쏠리고 있다.
사업시행자인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는 헬스케어타운 공사 재개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한 데 이어 예래휴양형주거단지는 토지보상에 돌입하는 등 사업 정상화를 위한 절차를 추진 중이라고 26일 밝혔다.
제주헬스케어타운 조성사업은 서귀포시 동홍동과 토평동 일대 153만9339㎡에 병원과 의료연구개발센터, 상가, 호텔 등이 있는 복합의료관광단지를 조성하는 사업이다. 투자자로 나선 중국 부동산 개발회사인 녹지그룹이 2014년 1단계로 콘도미니엄 등 숙박시설과 녹지국제병원 건물을 완공했다.
하지만 2단계인 호텔과 리조트, 웰니스몰 등을 건설하던 중 자금을 조달하지 못하면서 2017년 6월부터 현재까지 공사가 중단됐다. 완공된 녹지국제건물을 국내 첫 영리병원으로 개원하려는 과정에서는 허가조건인 ‘내국인 진료 금지’를 둘러싸고 제주도와 녹지제주 간 법정공방이 이어졌다. 의료 공공성 훼손에 대한 반발 여론도 커 영리병원은 최종적으로 무산됐다.
JDC는 7년째 중단된 헬스케어타운의 공사를 재개하기 위해 지난 20일 중국 녹지그룹의 한국 법인인 녹지제주헬스케어타운유한회사(녹지제주)와 업무협약을 맺었다. JDC가 헬스케어타운 내 녹지제주 자산 일부를 인수해 직접 사업에 나서는 것이 협약의 주요 내용이다.
녹지제주가 자산 매각 금액으로 짓다 만 시설 공사를 마무리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현재 헬스케어타운 내 시설용지 절반은 녹지제주가 소유하고 있다. JDC는 실사를 진행한 후 구체적인 매입 시설과 가격 등을 결정할 예정이다.
현상철 JDC 의료사업처장은 “이 사업은 장기간 방치됐다”면서 “사업시행자인 JDC가 책임감을 갖고 사업을 완성하는게 맞다고 판단해 녹지제주 자산 인수에 나서는 것”이라고 밝혔다.
예래휴양단지 토지보상협의 진행중
내년 사업기본계획도 다시 수립
예래휴양단지의 정상화를 위한 움직임도 시작됐다. JDC는 서귀포시 예래동 예래휴양단지 부지에 사무실을 열고 지난 10월 말부터 토지 보상 협의에 돌입한 결과 현재까지 25% 정도 보상이 이뤄졌다고 밝혔다. JDC는 내년까지 토지주 300여명과의 토지 보상 협의를 대부분 마무리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JDC는 기존 사업이 좌초된 만큼 내년에 사업 틀을 다시 짜는 기본계획 수립 작업도 함께 한다. 기존 사업보다는 공공성을 강화하고, 지역과 상생하는 방안을 고심 중이다. JDC 관계자는 “토지보상 협의만 마무리되면 새로운 사업계획으로 다시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짓다만 건물은 안전진단을 통해 활용과 철거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예래휴양단지는 2005~2017년 2조5000억원을 투입해 서귀포시 예래동 74만4205㎡에 휴양콘도미니엄과 호텔, 의료·상가·문화시설 등을 짓기로 한 사업이다. 2008년 투자자인 말레이시아 버자야그룹과 JDC가 합작법인인 버자야제주리조트를 만들어 사업을 본격 추진했다.
하지만 2015년 3월 대법원이 토지 강제 수용에 반발한 일부 토지주들이 제기한 토지수용 재결처분 취소 소송에서 이들의 손을 들어주면서 사업이 전면 중단됐다. 공공성을 지닌 유원지에 개념과 목적이 다른 예래휴양단지를 인가한 것은 무효라는 취지의 판결이었다. 이후 각종 소송에서도 토지주가 승소하면서 사업은 완전히 좌초됐다.
JDC는 버자야 측이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하면서 또다른 난관에 봉착했으나 2020년 8월 1250억원 배상금을 주는 것으로 합의하고, 시설과 사업권을 넘겨 받았다.
박미라 기자 mrpar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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