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與 탈당 공식화… “신당서 국가 위기 직시· 표 떨어지는 얘기도 할 것”

“국민의힘에 갖고 있던 모든 정치적 자산 포기”
대한민국 현안 관련 정부·여당 무책임 지적도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27일 오후 서울 노원구 한 식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의힘 탈당과 향후 정치 행보에 대해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는 27일 “오늘 국민의힘을 탈당한다. 동시에 국민의힘에 제가 갖고 있던 모든 정치적 자산을 포기한다. 과거의 영광과 유산에 미련을 둔 사람은 선명한 미래를 그릴 수 없다”며 탈당을 공식 선언했다.

이 전 대표는 이날 오후 서울 노원구 상계동에 위치한 한 식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잠시 보수 정당에 찾아왔던 찰나와도 같은 봄을 영원으로 만들어내지 못한 스스로를 다시 한번 반성한다. 그들의 권력욕을 상식선에서 대했고 진압하지 못했던 오류를 반성한다. 모든 게 다 제가 부족한 탓”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이 전 대표는 신당 창당을 시사했다. 그는 “제가 하는 신당에서는 이 위기를 정확히 직시하고 당당히 표 떨어지는 이야기를 하겠다”며 “해열제와 진통제를 남발해 이제는 주삿바늘을 꽂을 혈관도 남아있지 않는 대한민국의 중차대한 문제들을 솔직히 다루겠다”고 말했다.

이어 “서이초등학교 교사의 아픈 사연과 박정훈 대령의 고난 서사가 다시는 반복되지 않는, 이슈로 이슈를 덮는 방식으로 해법 없이 잊혀지지 않도록 제가 추진하는 신당은 일련의 아픔들과 부당함을 절대 잊고 지나가지 않겠다”고 했다.

특히 이 전 대표는 정치가 대중의 삶을 더 나은 방향으로 바꿔야 하는데 현 정부·여당은 그러지 못한 점을 지적했다. 그는 “여러분의 미래와 자녀의 미래, 손자·손녀의 미래가 단순히 조금이라도 덜 나쁜 사람에게 맡겨져야 한다고 생각해서 이 황당한 검투사 간 랠리를 이어가는 건가”라며 “그 랠리 속 어느 정치 세력도 미래와 대안을 놓고 고민하지 않는다. 생산적인 경쟁을 하지도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부족한 이공계 인재 육성 ▲지방 대학 활성화 ▲저출생 및 감군 ▲킬러문항 배제 등 사회적 논의가 돼야만 하는 국가 현안들을 언급하면서 “대한민국의 대통령 이하 대부분의 정치인들은 앞서 열거한 문제들을 해결할 수 없다. 정작 권력을 가진 그들은 앞으로 길어야 10년 이상 정치를 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또 이 전 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을 국회 소통관이 아닌 ‘상계동’에서 한 이유도 밝혔다. 당초 이 전 대표는 이날 오전 11시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장에서 탈당을 선언할 예정이었다. 그는 “제가 상계동에서 제 뜻을 밝힌 건 정치의 새로운 출발선에 서서 정치를 하는 이유를 다시 새기고 싶었기 때문”이라며 “제 고향 상계동은 너무나도 평균적인 사람들의 삶이 녹아 있는 공간”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내년 4월 대통령 한 사람이 아닌 상계동의 꿈, 보편적인 민주 시민의 고민을 담아낼 수 있는 새로운 정당이 여러분을 대표할 수 있도록 제 모든 것을 쏟아부어 정진하겠다”며 “나를 위해, 내 가족을 위해, 내 나라를 위해 행복한 선택이 가능한 그날을 오늘 이 자리에서 약속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