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스 DSR 내년부터 순차 도입···대출 한도 2025년 최대 16% 감소
내년부터 대출을 받을 때 시장금리뿐 아니라 향후 금리 상승 가능성까지 고려해 한도가 정해진다. 가계부채 관리를 강화하려는 조치로서 고정형 대출 비중이 크고 변동형 비중이 작을수록 대출을 많이 받을 수 있다.
예컨대 연 소득이 5000만원이면서 3억2900만원까지 대출을 받을 수 있는 차주가 변동형 비중을 최대치로 유지하면 2025년에는 9.7% 줄어든 2억9700만원만 빌릴 수 있다.
금융위원회는 27일 이런 내용을 담은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제도를 내년부터 단계적으로 시행한다고 밝혔다. DSR은 차주의 연 소득에서 차지하는 원금과 이자의 비율이 은행권 40%·비은행권 50%를 넘지 않도록 하는 대출규제이다. 스트레스 DSR은 DSR을 산정할 때 일정 수준의 가산금리(스트레스 금리)를 부과하는 제도이다.
즉 스트레스 금리가 추가로 적용되면 이자 비용이 늘어나 대출 한도가 줄어든다.
기본적으로 스트레스 금리는 과거 5년 이내에 가장 높았던 수준의 가계대출 금리와 현시점(매년 5·11월 기준) 금리를 비교해 결정하되 하한은 1.5%, 상한은 3.0%이다. 한국은행이 매달 산출하는 예금은행 가계대출 신규취급 가중평균금리를 기준으로 한다.
이런 기본 원칙은 변동형 상품에는 그대로 적용되지만 혼합형과 주기형과 같은 고정형 성격이 있는 상품에는 완화된다. 혼합형은 일정 기간(5년 등) 고정금리가 적용되고 이후 변동금리로 전환되는 상품이고, 주기형은 일정주기 동안에는 고정금리가 적용되고 이후 금리가 변경되는 상품이다.
완전 고정형 상품은 스트레스 금리 적용을 받지 않는다.
신용대출은 우선 1억원을 초과하는 경우만 스트레스 금리가 적용되고 추후 확대될 수 있다. 만기가 5년 이상이면 스트레스 금리가 부과되지 않는다.
금융위는 스트레스 금리를 내년 2월26일부터 은행권 주택담보대출에, 6월부터는 은행권 신용대출과 제2금융권 주택담보대출에 적용하고 2024년 하반기에는 나머지 대출로 범위를 확대할 예정이다. 또한 내년 상반기에는 스트레스 금리의 25%를, 하반기에는 50%를 각각 적용하고 2025년부터 전면 적용하기로 했다. 기존 대출자가 내년에 증액 없이 같은 은행에서 대환하거나 재약정을 할 때도 스트레스 금리를 받지 않는다.
금융위는 스트레스 DSR 제도 시행을 앞두고 대출금을 30년 만기 분할상환하는 상황을 가정해 시뮬레이션을 했다. 연 소득 5000만원이면서 3억2900만원을 대출받을 수 있는 차주는 내년 상반기에 변동형 상품은 3억1500만원, 혼합형(5년)은 3억2000만원, 주기형(5년)은 3억2500만원을 각각 받을 수 있다.
2025년 대출 한도는 변동형 2억7800만원, 혼합형 2억9700만원, 주기형 3억1200만원으로 더 줄어든다.
연봉이 1억원이고 현재 6억5800만원까지 대출이 가능한 차주는 내년 상반기에 변동형 6억3000만원, 혼합형 6억4100만원, 주기형 6억4900만원을 각각 대출받을 수 있다. 2025년에는 한도가 각각 5억5600만원, 5억9400만원, 6억2500만원으로 더 낮아진다.
금융위는 대출한도가 상품별로 내년 상반기 2∼4%, 하반기 3∼9% 감소하고 2025년에는 6∼16%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금리 변동 위험을 DSR에 정교히 반영해서 차주가 상환능력을 넘는 과도한 가계대출을 받지 않도록 하고, 고정금리 상품 비중은 확대해 가계부채 질을 개선하려는 취지”라고 말했다.
유희곤 기자 hul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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