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밑에 먹이 놓으면 고양이가 먹기 힘들어요”

농식품부, ‘길고양이 돌봄 및 중성화 수출 지침’ 펴내
먹이 주는 법, 주변과의 마찰 피하는 법 등 자세히 소개

길고양이와 관련된 사회적 갈등이 커지고 있는 가운에 올바른 돌봄 방법을 알려주는 자료가 나왔다.

27일 농림축산식품부는 ‘길고양이 돌봄 및 중성화 수술 지침’을 발표했다. 농식품부는 해외 논문 및 지침을 참고해 이 자료를 만들었다. 또 동물보호단체, 돌봄 활동가, 수의사, 지자체, 법률 전문가들로 구성된 ‘길고양이 복지개선 협의체’를 통해 6개월 동안 논의를 진행했다. 이어 참석자들은 길고양이 돌봄과 중성화 수술에 대한 경험을 바탕으로 국내 실정을 고려한 지침의 세부 내용을 확정했다.

길고양이 돌봄 지침에서 전문가들은 우선 밥자리 선정 때 자동차 밑, 주차장, 어린이 놀이터 등은 피하라고 조언한다. 이런 곳에서는 고양이가 편안하게 먹이를 먹기가 어렵다. 또 타인과 마찰을 피하려면 본인 소유가 아닌 곳에 급식소를 설치할 때는 땅 주인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는 점을 적시했다. 올바른 먹이 주기 방법으로는 적정 분량 제공, 급여 후 일정 시간이 지난 뒤 밥그릇 회수와 함께 청결한 주변 청소 등이 제시됐다.

지침에는 ‘길고양이 돌봄과 중성화의 병행’이라는 항목도 들어 있다. 길고양이가 늘어나는 것을 막으려면 돌보는 개체를 중성화하는 것이 바람직하기 때문이다. 아울러 중성화율을 높이기 위해 서는 ‘군집 중성화’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권고한다.

길고양이 돌봄과 관련한 갈등 상황 질의·답변도 눈여겨 볼만한 대목이다. 지침에는 길고양이 밥자리 관리 미비, 길고양이 및 돌보미 위협 등 마찰이 일어났을 때 참고할 수 있는 관련 법령과 기존 판례 등이 문답 형식으로 실려 있다. 이밖에 겨울 집 설치와 운영 때 유의 사항, 길고양이 돌보미 건강관리 등도 동물 애호가들의 흥미를 끄는 대목들이다.

길고양이 중성화 수술 지침에는 대기에서부터 약물 투약, 회복까지 5단계에 이르는 수술 단계별 유의 사항이 적혀 있다. 마취, 봉합, 위생관리(멸균) 등에 대한 상세한 내용도 알 수 있다. 지침은 ‘국가동물보호정보체계’(www.animal.go.kr) 및 ‘동물사랑배움터(www.apms.epis.or.kr)’에서 내려받을 수 있다.

이재식 농식품부 동물복지환경정책관은 ‘이번에 나온 지침은 법적 준수사항이 아니라 길고양이 복지개선 및 관련 갈등 완화를 위해 제작된 권고 사항”이라면서도 “길고양이와 사람이 평화롭게 공존할 방법을 모색하기 위해 각계 전문가가 오랜 기간 머리를 맞대 논의한 것이니만큼 동물 애호가에게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내년에는 이 지침을 바탕으로 홍보 활동도 진행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