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기업 "내년 1분기까지 경기회복 힘들다"

전국 제조기업들이 새해 1분기까지 기업경기가 회복되지 못할 것으로 전망했다. 부정적 전망 속에서 수출과 내수기업 및 업종 간에 희비가 엇갈릴 것으로 보인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전국 2156개 제조기업을 대상으로 '2024년 1분기 제조업 경기전망지수(BSI)'를 조사한 결과 지난해 4분기 전망치(84)보다 1포인트 하락한 83으로 집계됐다고 27일 밝혔다.

BSI는 100 이상이면 해당 분기의 경기를 이전 분기보다 긍정적으로 본 기업이 많다는 의미로, 100 이하면 그 반대다. BSI의 하락세는 3분기 연속 이어졌다.

기업 형태별로 보면 전분기 대비 변화추세가 다른 양상을 보였다. 수출기업의 BSI는 93으로 전분기보다 10포인트 상승했지만, 내수기업의 BSI는 80으로 4포인트 하락했다.

통계청 산업활동동향과 관세청 통계에서도 수출과 내수 간 차이가 두드러졌다. 수출은 금액기준으로 전년 동월 대비 2개월 연속 증가했고, 무역수지도 지난 6월부터 6개월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반면 내수는 10월 소매판매액이 전년 동기대비 -4.4%를 기록해 4개월 연속 감소세로 나타났다.

업종별로는 제약(115), 화장품(113), 조선(100)만 긍정적 전망이 우세했다. 철강(72), 비금속광물(67), IT(84), 자동차(87) 등 대다수 업종은 부정적 전망이 많았다. 주력업종인 IT는 반도체 재고 소진 및 일부 품목 수요회복 기대감에 전분기 대비 상승했으나 여전히 기준치를 하회했다. 자동차의 경우에도 고금리에 따른 구매부담 증가와 중국 등 외국산 전기차의 저가공세로 전분기 대비 하락하며 부정적 전망을 이어갔다.

올해 경영실적 달성 여부에 대해 연초 설정한 목표치에 미달할 것으로 예상한 기업은 63.5%였다. 그 중 절반인 32.4%가 10% 이상 미달을 예상했다. 영업이익 목표 달성 실패 원인으로는 내수 부진을 꼽은 기업이 53.5%로 가장 많았다. 이어 원자재가격(19.1%), 수출 부진(18.1%), 고금리(4.3%), 고환율(1.4%) 순이었다.

올해 투자실적 역시 연초 목표치에 미달할 것으로 본 기업이 49.2%로, 기업 절반이 올해 투자실적을 채우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현수 대한상의 경제정책팀장은 "내년 상저하고 전망에 따라 하반기부터 경기회복세가 예상되므로 상반기에는 내수 중심으로 어려움이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높은 물가와 금리로 인해 가계와 기업들의 심리가 지나치게 위축되지 않도록 물가관리뿐 아니라 소비 및 투자 활성화정책을 통해 민간의 역동성을 강화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박은희기자 ehpark@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