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의 부상, 이제는 4위 주식 강국

인도 주식시장이 활황세를 보이며 전 세계 시장 가치 순위에서 세계적인 금융 강국 홍콩을 제치고 4위를 기록했다고 미국 CNN비즈니스가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CNN은 세계거래소연맹의 보고서를 인용해 인도증권거래소(NSE)에 상장된 기업들의 시가총액이 3조9890억달러(5164조원)를 기록해 홍콩 주식시장의 시가총액(3조9840억달러·5159조원)을 넘어섰다고 전했다.

글로벌 금융 정보업체 리피니티브는 지난달 말 기준 인도 주식시장에 상장된 기업의 시장 가치가 4조달러(5180조원)를 웃돌며 미국, 중국, 일본 다음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인도 증시의 대표 지수인 센섹스지수는 올해 16% 이상 올랐고, 또 다른 주요 지수인 니프티50지수도 17% 넘게 상승했다. 4년째 내리막길을 걷고 있는 홍콩H지수(항셍중국기업지수)는 같은 기간 16%가량 하락했다.

인도는 기업공개(IPO) 수에서도 강세를 보였다. 글로벌 회계법인인 언스트앤영의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9월 인도 주식시장의 IPO 건수는 150건이지만 홍콩은 42건에 불과했다.

매체는 인도 주식시장의 호황이 이 나라의 높은 경제 성장률에 힘입은 바 크다고 분석했다. 올해 인도는 주요 20개국(G20) 국가 중 유일하게 6∼7%대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이같은 흐름이 계속돼 인도가 2028년까지 세계 경제 성장의 18%를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미중 경쟁으로 인한 투자 다각화도 인도 주식시장 성장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특히 다국적 기업들은 공급망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인도를 새로운 투자처로 선택하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세계에서 가장 인구가 많은 국가인 인도는 다른 글로벌 경제 위험에도 덜 민감하다”며 “인도 경제는 중국의 최종 수요와 경제적 연관성이 가장 적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다만 내년 4∼5월 진행되는 인도 총선이 변수라고 CNN은 덧붙였다. 방송은 “인도 성장률이 계속 가파른 우상향 곡선을 그릴지는 따져봐야 할 리스크가 있다”며 “총선에서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이끄는 집권당이 승리하느냐가 관건”이라고 전했다.

모디 총리는 집권 이후 ‘모디노믹스’라 불리는 경제정책을 추진하며 인도 경제를 안정적인 성장 궤도에 올렸다는 평을 받았다.

이예림 기자 yeah@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