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세상을 떠난 배우 이선균은 영화와 드라마를 종횡무진하며 대중의 사랑을 받은 톱스타였다.
이선균은 1999년 가수 비쥬의 ‘괜찮아’ 뮤직비디오를 통해 데뷔했다. 2001년 MBC 시트콤 <연인들>에서 백수 남동생 역을 맡으며 본격적으로 얼굴을 알리기 시작했다. TV 단막극과 영화의 조연으로 주로 활동하던 그는 2007년 드라마 <하얀거탑>에서 청렴한 의사 ‘최도영’을 연기하며 스타덤에 올랐다.
이후 이선균은 영화와 드라마를 성실하게 오가며 탄탄대로를 걸었다. 드라마 <커피프린스 1호점> <파스타> 같은 코미디·멜로부터 휴먼 드라마 <나의 아저씨>에 이르기까지 장르를 가리지 않고 출연해 시청자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한국 영화계를 대표하는 감독들과도 두루 호흡을 맞췄다. 홍상수 감독의 <옥희의 영화> <우리 선희>를 비롯해 김성훈 감독의 <끝까지 간다>, 변영주 감독의 <화차> 등에 출연했다. 2019년 칸국제영화제에서 한국 영화 최초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에서도 이선균은 주연으로 활약했다.
이선균은 트레이드 마크인 중저음의 목소리와 안정적인 연기력으로 자신만의 영역을 구축해왔다. 카리스마 있는 인물부터 까칠하거나 지질한 인물, 코믹한 악역까지 변신을 거듭했다. <화차> <파스타>에서의 ‘버럭 연기’로 이선균에게는 ‘짜증 연기의 일인자’라는 별명이 붙기도 했다. 예능 프로그램에서 보인 솔직하고 꾸밈없는 그의 모습은 대중의 큰 사랑을 받았다.
2023년은 배우로서 커리어의 정점을 찍은 해이기도 했다. 이선균은 주연작 <잠>과 <탈출: 프로젝트 사일런스> 두 편으로 지난 5월 칸국제영화제의 레드카펫을 밟았다.
그러다 지난 10월 마약 투약 의혹이 불거졌다. 이선균은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었고, 출연 예정이었던 드라마 <노 웨이 아웃>을 비롯해 여러 광고에서도 줄줄이 하차했다.
소속사 호두앤유엔터테인먼트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안타까운 소식을 전하게 돼 죄송하다. 비통하고 참담한 심정을 가눌 길이 없다”고 밝혔다. 이어 “부디 고인의 마지막 가는 길이 억울하지 않도록 억측이나 추측에 의한 허위사실 유포 및 이를 토대로 한 악의적인 보도는 자제해주시길 정중히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장례는 유가족과 동료들이 참석한 가운데 조용하게 치러질 예정이다. 가족으로는 아내인 배우 전혜진과 두 아들이 있다.
이선균의 비보 이후 이날 열리기로 했던 <서울의 봄> 무대인사, <노량: 죽음의 바다> 관련 인터뷰 등이 취소됐다. 소설 <파친코>의 이민진 작가는 이선균의 흑백사진과 함께 “고인의 명복을 빈다”는 글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렸다.
☞ [속보]배우 이선균, 차에서 숨진 채 발견 https://www.khan.co.kr/national/national-general/article/202312271108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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