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애플·구글 독점 횡포 막는다…운영·결제 독점 못하게 법 신설

닛케이 “IT 기업 독점규제법 신설”
유통·결제, 검색, 웹브라우징, OS
4개 분야 규제하는 신설법안 마련
애플·구글 등 IT 대기업이 주 표적
매출액 6% 이상 과징금 부과전망

일본 공정거래위원회 [공정거래위원회 X]

일본 정부가 구글·애플과 같은 정보통신(IT) 대기업의 독점 행위를 규제하는 법안 마련에 나선다. 소비자가 자사 제품만 이용하도록 강제하는 것을 막고, 업체 간 경쟁을 활발히 하도록 유도하겠다는 목적이다.

27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일본 공정거래위원회가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 유통·결제, 검색서비스, 웹 브라우저, 운영체제(OS)) 등 4가지 분야를 규제 대상으로 삼은 새로운 법안을 마련해 내년 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대상 기업은 매출액과 이용자 수 등 여러 지표를 고려해 일본 정부가 지정하게 된다. 구글·애플 등 IT 공룡이 포함될 것으로 예상된다.

새로운 법은 이용자가 특정 플랫폼만 이용하는 것을 막고, 구글·애플 등 IT 대기업의 경쟁 업체가 시장에서 배제되는 것을 사전에 규제하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또 앱 구입과 결제를 할 때 다른 회사 시스템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운영체제 사양을 변경할 경우 이를 사전에 알리도록 할 방침이다.

구글 로고 <사진 출처=AFP 연합뉴스>

여기에 구글 검색 엔진과 구글·애플 웹 브라우저(크롬·사파리)가 자사에 유리하지 작동하지 않도록 요구할 방침이다. 이를 어긴 기업은 위반 행위로 얻은 매출액의 6% 이상을 과징금으로 물게 될 전망이다.

현재 애플은 자사의 앱스토어를 통하지 않고는 앱을 설치하지 못하게 하고 있다. 결제도 애플 시스템에서 이뤄져야 하고, 앱 개발업체는 결제금액의 최대 30%를 수수료로 내야 한다. 구글은 외부 앱스토어에서 앱 다운로드를 허용하고 있지만 결제는 자사 시스템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검색과 관련해서 구글은 비행기나 레스토랑 예약 사이트를 검색했을 때 반드시 구글 서비스가 검색결과의 가장 위쪽에 위치하도록 하고 있다.

[사진 출처=애플]

일본 정부는 새 법을 통해 구글·애플 등이 타사가 운영하는 앱스토어나 결제 시스템을 받아들이도록 촉구할 방침이다. 외부 앱스토어나 결제 수단이 인정될 경우 게임업체 등이 별도의 전용 스토어를 운영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또 결제에서도 수수료율이 낮은 핀테크 기업의 진출도 예상해 볼 수 있다.

일본 총무성의 정보통신백서에 따르면 올해 일본의 모바일 앱 시장은 4조1500억엔(약 37조7000억원)이 될 전망이다. 2018년에 비해 무려 5배나 성장한 금액이다.

앞서 일본 공정위는 지난 2월 공개한 보고서에서 구글과 애플이 스마트폰 OS 시장 과점을 바탕으로 일부 앱 업체에 불이익을 주는 등 독점금지법상 문제가 될 수 있는 행위를 했다고 지적한 바 있다.

또 지난 10월에는 구글이 일본에서 사용되는 스마트폰 업체를 상대로 자사 검색 앱을 스마트폰 화면의 좋은 위치에 배치하도록 압력을 가했다고 판단해 조사에 착수하기도 했다.

유럽연합(EU)도 거대 플랫폼 사업자의 시장 지배력 남용을 방지하기 위해 애플, 아마존 등 일정 규모 사업자를 ‘게이트키퍼’로 지정해 규제하는 디지털시장법(DMA)을 내년부터 시행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