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 PB 제품 ‘가성비 실종’…44% 가격 올라

한국여성소비자연합 742개 상품 조사
양 줄인 ‘슈링크플레이션’ 사례도 9건

이마트 매장에 전시된 자체브랜드 피코크 상품. 이마트 제공

물가가 고공행진 중인 가운데 가성비를 앞세우는 대형마트의 자체브랜드(PB) 가공식품도 잇따라 가격이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소비자연합은 지난 10월 이마트와 롯데마트, 홈플러스 자체브랜드(PB) 가공식품 742개 가운데 44.1%가 지난해보다 값이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고 27일 밝혔다.

조사 내용을 보면, 이마트는 383개 제품 가운데 197개 가격이 지난해보다 올랐고, 롯데마트는 176개 중 71개, 홈플러스는 183개 가운데 59개 상품의 가격이 각각 인상됐다. 값이 내린 것은 85개에 그쳤다.

심지어 가격은 그대로지만, 양을 줄인 ‘슈링크플레이션’ 사례도 9건이나 있었다. 이마트 피코크의 ‘맛있는 순대’는 지난해 조사에선 1200g에 8980원이었는데, 올해는 1000g으로 양이 줄었다. 용량 대비 가격이 20% 오른 셈이다. 롯데마트 요리하다의 ‘모짜렐라 치즈볼’ 역시 360g에 6490원에서 용량이 336g으로 줄었다. 이마트 ‘노브랜드 밀크초콜릿’, 롯데마트 온리프라이스 ‘스위트 칠리소스’ ‘달콤고소짱스낵’ ‘클래식 돈까스소스’, 요리하다의 ‘물만두’ ‘고기왕만두’ ‘얇은피 김치왕만두’ 등도 양이 줄었다.

한국여성소비자연합 쪽은 “자체브랜드 가공식품 1370개 가운데 가격 비교가 가능한 상품 742개를 제외한 나머지는 품절이나 브랜드명 변경 등으로 비교가 불가능했다”며 “자체브랜드 상품은 소비자 반응에 따라 제조사나 제품명을 바꾸면서 가격도 올리는 경우가 있어 소비자가 인상 여부를 잘 모를 수 있다”고 짚었다.

유선희 기자 duck@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