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홀딩스, 반도체용 희귀가스 국내 생산 추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등 글로벌 공급망 불안으로 가격이 치솟았던 반도체용 희귀가스가 국내에서 생산된다.
포스코홀딩스는 지난 22일 중국 중타이 크라이어제닉 테크놀로지와 고순도 희귀가스 생산을 위한 합작 계약을 체결했다고 27일 밝혔다. 중타이는 중국 선전거래소에 상장된 가스 관련 설비 제작·엔지니어링 전문 기업으로, 희귀가스 생산 설비, 공기 분리 장치 등 가스 분야에 특화된 전문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포스코홀딩스는 중타이와 합작해 연간 생산량 13만N㎥(노멀 입방미터) 규모의 고순도 희귀가스 생산 공장을 설립할 예정이다. 이는 국내 반도체 시장 52%에 공급할 수 있는 규모다. 기체의 부피 단위인 1N㎥는 온도 0℃, 1기압의 조건 상태에서 1㎥의 기체량을 가리킨다.
포스코홀딩스는 내년에 광양 동호안 부지에 공장을 착공하고, 2025년 말부터 상업 생산한다는 목표다. 회사 측은 “그간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던 반도체용 고순도 희귀가스를 국내에서 본격적으로 생산하면서 공급망 안정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합작 지분은 포스코홀딩스와 중타이가 각각 75.1%, 24.9%를 나눠 갖는다. 포스코홀딩스는 “미국 반도체 지원법에 따라 우려 대상국 지분이 25% 이상이면 법인도 우려 대상으로 간주될 위험이 있어 중타이사의 지분율을 24.9%로 협의했다”고 설명했다.
포스코홀딩스는 이번 합작 계약을 통해 포스코의 제철소에서 생산되는 크루드 희귀가스를 합작법인 생산 공장에 공급한다. 중타이는 크루드 희귀가스에서 고순도 희귀가스를 생산하기 위한 설비와 기술을 제공한다.
고순도 희귀가스는 반도체, 디스플레이, 인공위성 추진체 등 첨단산업에 사용되는 순도 99.999%의 네온, 제논, 크립톤 가스를 말한다. 공기 중에 극히 미량으로만 존재해 다량의 공기를 처리할 수 있는 대형 공기 분리 장치가 있어야 생산할 수 있다. 이 때문에 국내 기업들은 주로 미국, 중국, 우크라이나 등에서 희귀가스를 수입하고 있다. 지난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 공급망 불안정으로 수입에 차질을 빚어 가격이 2배 넘게 오르기도 했다.
포스코는 지난해 1월부터 고순도 희귀가스의 원재료인 크루드 네온가스를 상업 생산 중이다. 내년부터 단계적으로 크루드 제논과 크루드 크립톤까지 생산 품목을 지속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박상영 기자 sypar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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