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더에 안 잡히는 러 ‘유령선’…北 넘나들며 무기거래 정황

김민지 디지털팀 기자 2023. 12. 27. 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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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과 러시아가 이달 초까지 무기 거래를 지속해 온 정황이 포착됐다.

미국이 북·러 무기 거래 의심 장소로 지목한 북한 나진항 위성사진을 분석한 결과 지난 10월부터 12월 초까지 러시아 선박이 북한을 드나들며 컨테이너 수백 개를 실어 간 것으로 확인됐다.

올리먼스는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사용된 무기를 분석한 결과, 러시아가 북한과 최근 거래한 무기 중에는 120mm 박격포와 122mm 및 152mm 포탄, 122mm 로켓탄 등이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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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진항 거래 위성포착…“응답기 끈 채 레이더 회피”
10월 미 제재 뒤에도 지속…‘포탄 바닥’ 우크라에 악재

(시사저널=김민지 디지털팀 기자)

2019년 블라디보스토크서 만난 김정은과 푸틴 ⓒ연합뉴스

북한과 러시아가 이달 초까지 무기 거래를 지속해 온 정황이 포착됐다. 미국이 북·러 무기 거래 의심 장소로 지목한 북한 나진항 위성사진을 분석한 결과 지난 10월부터 12월 초까지 러시아 선박이 북한을 드나들며 컨테이너 수백 개를 실어 간 것으로 확인됐다.

26일(현지 시각)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위성사진에 포착된 러시아 선적들은 대부분 응답기를 끈 채 해상 레이더에 잡히지 않는 '유령선'으로 운항하고 있다.

최근 포착된 거래 정황은 이달 9일로, 이날 나진항에서는 미국의 제재를 받는 러시아 컨테이너선 앙가라호가 싣고 간 화물을 내리는 장면이 담겼다. 항구 주변에는 북한에서 러시아로 보낼 컨테이너도 여러 개 쌓여있었다.

오스트리아 민간연구기관 오픈뉴클리어네트워크(ONN)의 신재우 분석가는 블룸버그에 "위성 사진들에 따르면 북한 나진항과 러시아의 두나이항을 오가는 배들의 이동은 10월 미국의 추가 제재 발표와 지난 몇 달간 이어진 언론 보도에도 불구하고 줄지 않고 계속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달 한국 국가정보원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 8월 이후 러시아에 100만 발 이상의 포탄을 전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정도 양의 포탄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두 달 이상 사용할 수 있는 정도라고 국정원은 분석했다.

이 보고 시점으로부터 6주가 더 지났지만 북한과 러시아의 무기 거래 속도는 줄지 않고 있다.

북한무기 전문가 주스트 올리먼스는 블룸버그에 "현재까지 거래 속도가 느려지고 있다는 어떤 신호도 보지 못했다"며 "속도로 추정해봤을 때 11월 이후 포탄 50만 개를 추가로 거래했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올리먼스는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사용된 무기를 분석한 결과, 러시아가 북한과 최근 거래한 무기 중에는 120mm 박격포와 122mm 및 152mm 포탄, 122mm 로켓탄 등이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전했다.

지난 10월 북·러 무기 거래 정황에 관한 보고서를 발표했던 영국 싱크탱크 왕립합동군사연구소(RUSI)도 그 이후로 무기 거래가 줄지 않았다고 보고 있다.

RUSI 연구원 조지프 바이런은 "같은 선적을 이용한 지속적인 배달이 있어 왔다"며 해당 선적들이 "러시아에서 싣고 간 상자들을 나진항에 내려둔 뒤 북한에서 열차를 이용해 가져온 컨테이너들을 싣고 러시아의 군사 시설로 되돌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과 러시아의 지속적인 무기 거래는 "최근 전황과 서방의 지원 모두 교착 상태에 빠진 우크라이나에 더욱 힘든 상황을 안겨줄 수 있다"고 블룸버그는 밝혔다.

전쟁이 길어지면서 우크라이나의 무기고는 점점 비어가고 있으나 미국의 우크라이나 군사지원안은 내부의 반대에 막혀 통과 여부가 불투명하다. 이런 상황에서 러시아가 북한과 거래한 무기로 물량 공세를 펼치며 우크라이나에 대한 압박을 이어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올리먼스는 북·러 무기 거래로 인해 "우크라이나 전장의 상황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며 "이는 러시아가 어떤 전략의 큰 변화를 가져오기보다는 우크라이나군을 향해 더 오랜 기간 동안 높은 강도의 압박을 유지할 수 있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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